중국 기업공개(IPO) 대어로 홍콩 증시 상장을 앞두고 있는 스마트폰 제조업체 샤오미가 당초 예상보다 훨씬 적은 61억 달러 조달에 나설 전망이다.
제일재경일보(第一財經日報)는 21일 소식통을 인용해 샤오미가 내달 9일 홍콩증권거래소에 상장할 전망이며 샤오미의 발행주가는 17~22홍콩달러 사이로 총 21억8000만주를 발행한다고 보도했다.
당초 시장이 예상한 100억 달러 조달, 기업 가치 1000억 달러 돌파와 비교하면 40%, 45%가량 크게 밑도는 수준이다. 시장 기대에는 못 미치지만 이는 중국 우정저축은행 이후 1년 9개월래 홍콩 증시 최대 규모의 IPO이자 중국 하이테크 기업 중 2014년 알리바바 이후 최대다.
지금까지 샤오미는 미국의 퀄컴과 중국 대표 이동통신업체인 차이나모바일, 중국 택배공룡 순펑(順豊)택배, 바오리(保利) 부동산, 중국 국유기업인 자오상쥐(招商局) 등 7개 기관을 기초투자자(사전 계약 기관투자자)로 확보한 상태다.
이들 7개기관이 총 IPO 물량의 10%를 확보했으며 투자액은 5억4800만 달러다. 외국계 기업으로는 유일하게 퀄컴이 이름을 올려 주목된다.
샤오미의 주요 협력 파트너이기도 한 퀄컴은 6개월간 주식 매각 금지를 조건으로 1억 달러를 투자했다. 퀄컴은 앞서 2011년에도 9000만 달러의 샤오미 시리즈 B 투자에 참여한 바 있으며 샤오미와 '칩' 분야에서 협력하고 있다.
차이나모바일은 샤오미 스마트폰 관련 파트너이며 순펑택배는 물류·무역 분야 협력사다.
중국 증권당국이 혁신기업의 동시상장을 유도하기 위해 중국예탁증서(CDR)를 도입하면서 샤오미의 CDR 발행이 점쳐졌지만 일단 연기된 상태다.
당초 샤오미가 중국 상하이와 홍콩증권거래소에 잇따라 상장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지난 18일 샤오미는 돌연 A주 상장을 홍콩 증시 상장 이후로 미뤘다.
공식 입장 표명은 없었으나 시장에서는 시간이 촉박했고 증권감독관리위원회(증감회) 등 당국과의 사전조율 부족 등으로 마찰이 일었다는 관측이 나온다.
특히 증감회가 샤오미의 사업설명서를 검토한 후 84개에 달하는 질문에 대한 답변을 요구한 것이 부담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샤오미가 인터넷 기업인 이유, 사업구조와 재무사항, 기업가치평가, 차등의결권 등 투자자가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는 내용에 질문이 집중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