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상 투혼을 벌인 ‘이집트 왕자’ 모하메드 살라(리버풀)의 월드컵 데뷔전이 씁쓸하게 막을 내렸다. 살라가 위기에 빠진 이집트를 구하기엔 개최국 러시아의 돌풍이 너무 강했다.
살라는 20일(한국시간)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스타디움에서 열린 러시아와의 2018 국제축구연맹(FIFA) 러시아 월드컵 A조 조별리그 2차전에 선발 출전했다. 지난 15일 우루과이와 1차전 패배를 벤치에서 지켜봤던 살라는 이날 선발 출전해 풀타임을 소화하며 페널티킥으로 월드컵 데뷔골을 기록했지만, 팀의 1-3 완패로 빛이 바랬다.
우루과이전에 나서지 못했던 살라는 완벽하지 않은 몸 상태에도 최대한 컨디션을 끌어올려 러시아전에 나섰다. 하지만 최상의 몸 상태는 아니었다. 이날 오른쪽 윙 포워드로 나선 살라는 러시아 수비수들의 집중 견제를 받았다. 전반 42분 마르완 모센의 헤딩 패스를 받은 살라는 반박자 빠른 터닝슛을 시도했으나 골대를 살짝 빗나갔다.
전반을 0-0으로 마친 이집트는 후반 들어 와르르 무너졌다. 후반 2분 만에 자책골로 러시아에 선제골을 내준 뒤 후반 14분 데니스 체리셰프, 3분 뒤 17분 아르템 주바에게 연속 골을 헌납해 순식간에 0-3으로 크게 밀렸다.
살라의 표정도 일그러졌다. 하지만 반격에 나선 이집트는 후반 28분 만회골을 넣었다. 살라가 만들고 살라가 마무리했다. 살라는 드리블 돌파 과정에서 얻어낸 페널티킥 키커로 직접 나서 강력한 슈팅으로 월드컵 데뷔골을 터뜨렸다.
살라의 활약도 여기까지였다. 이후 러시아의 수비벽에 막힌 살라는 추가 득점 기회를 만들지 못했다. 살라는 완패를 알리는 경기 종료 휘슬이 울리자 씁쓸하게 그라운드를 빠져나갔다. 이집트는 조별리그 2패 최하위로 밀려 사실상 16강 진출이 어렵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