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의 자회사 라인(LINE)이 최근 ‘캐시리스 사회(Cashless Society·현금 없는 사회)’ 바람이 불고 있는 일본에서 본격적인 실험에 나선다. 각 지자체와 연계해 라인페이 도입을 확대하고 캐시리스화를 주도하겠다는 구상이다.
14일 라인에 따르면 일본 후쿠오카현 북서부 후쿠오카시가 추진하는 캐시리스 사업의 시범 사업자로 최근 라인이 선정됐다.
시범 사업자로 선정된 라인은 이달 중 후쿠오카시 내 동물원과 미술관, 박물관, 주차장 등 공공시설은 물론, 택시와 상점, 포장마차 등 민간시설까지 라인페이 도입을 확대할 예정이다.
업계에서는 최근 일본이 정부 차원에서 캐시리스화를 서두르는 가운데 라인이 발 빠르게 지자체를 공략해 캐시리스 사회 조성을 주도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현금 사용 비중이 높아 ‘현금 왕국’이라고도 불리는 일본에서는 2015년 기준 신용카드와 전자화폐 등 비현금 결제 비중이 전체의 18%에 그친다. 이는 우리나라(89%)의 4분의 1 수준으로, 중국(60%)과 영국(55%) 등과 비교했을 때도 격차가 크다.
하지만 최근 일본 정부는 스마트폰 보급률 상승과 서비스업 분야의 일손 부족, 외국인 관광객 증가 등을 고려할 때 현금 없는 사회가 기업 생산성 향상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판단하고 오는 2027년까지 비현금 결제 비중을 40%까지 끌어올리기로 했다.
일각에서는 일본 내 비현금 결제 비중이 지금보다 20%포인트 높아질 경우, 도쿄에서만 약 2조엔의 경제 효과가 창출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는다.
이런 가운데 라인은 향후 후쿠오카시 이외에도 일본 내 타 지자체와의 연계를 확대해 각 지역의 캐시리스화를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일본에 안착한 라인페이를 앞세워 지역 밀착형 전략으로 캐시리스 사회를 주도하겠다는 구상이다.
특히 라인은 지난 4월 일본 QR코드 결제 단말기 개발업체인 ‘넷스타즈(NETSTARS)’와 자본제휴를 체결한 데 이어 지난 5월에는 외식 프렌차이즈 업체인 ‘산코 마케팅 푸즈(SANKO MARKETING FOODS)’, 외식 및 호텔 사업을 하는 ‘몬텔로자(MONTEROZA)’와 라인페이 결제를 도입하는 등 시장 확대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현재 일본 내 라인 이용자는 7300만명으로, 라인페이 등록자도 3000만명에 달한다. 라인은 현재 5만2000개 수준인 라인페이 가맹점을 연내 100만개까지 늘리기 위해 150억원을 투입하기로 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최근 일본을 방문하는 외국인이 크게 늘었지만, 신용카드 사용이 어려운 곳이 많아 외국인의 소비가 크게 늘지 않았다는 통계가 나오자 정부가 나서 비현금 결제 비중을 높이기 위한 대책을 세우고 있다”면서 “라인 입장에서는 이 같은 일본 정부의 방향이 라인페이의 시장을 확대할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