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기업인 알리바바가 향후 20년 안에 ‘글로벌 신유통’을 구축할 계획이다. 이를 위한 관광∙물류 사업 영역 확대 의지를 알리고 자사의 동남아 플랫폼을 통해 한국 기업의 동남아 진출을 돕겠다는 뜻을 밝혔다.
11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알리바바 유통 및 한국 핵심 사업 전략 세미나’에서 엔젤 자오(Angel Zhao) 알리바바 그룹 부회장 겸 알리바바 글로벌 사업 그룹 회장이 “알리바바의 새로운 목표는 ‘글로벌화’”라며 향후 20년 청사진을 공개했다.
이 중 글로벌 구매 전략은 중국 정부의 수입 중심 정책 기조와 관련이 깊다. 최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다보스∙보아오 포럼 등 국제 공식 석상에서 “중국은 앞으로 수출주도형 국가에서 점진적으로 내수 시장을 활성화 하는 거대한 시장으로 거듭날 것”이라며 “향후 5년 간 8조 달러 이상을 수입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자오 부회장은 “중국 정부의 수입 중심 정책 기조 속에서 알리바바는 타오바오(淘寶)∙티몰(天猫∙톈마오)∙티몰글로벌 등 전자상거래 플랫폼을 통해 세계 각국 파트너 기업의 우수한 제품을 중국에 소개하고 있다”고 말했다.
물류와 관광 사업 영역 확대로 글로벌 신유통 역량을 강화할 계획도 제시했다. 이를 위해 알리바바 산하 물류 및 배송 서비스인 차이냐오(菜鳥)와 결제 플랫폼 알리페이, 여행 플랫폼 플리기(Fliggy, 페이주∙飛猪) 등을 적극 활용할 예정이다.
자오 부회장은 “전세계 220여국에 배송 가능한 물류시스템과 40여개국 8억7000만명이 사용하는 결제 시스템, 중국 내 2억명 이상의 가입자를 보유하고 있는 관광 플랫폼을 결합하면 글로벌 차원의 주문과 결제 효율성이 높아지고 새로운 체험이 가능해 질 것”이라며 “한국 여행사와 파트너십을 맺고 독특한 여행 체험을 소비자에게 제공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기대감을 밝혔다.
글로벌 판매 전략에서 눈에 띄는 점은 플랫폼 확대다. 알리바바는 최근 동남아시아 최대 전자상거래 플랫폼 라자다(Lazada)에 20억 달러를 추가 투자하면서 지분을 83%까지 늘렸다. 플랫폼 영역을 동남아로 넓히면서 티몰 입점 기업이 중국 시장과 더불어 동남아 시장까지 진출 할 수 있다는 전략을 구사한 것이다.
자오 부회장은 “알리바바는 라자다를 통해 글로벌 기업의 동남아 공략을 도울 수 있게 됐다”며 “동남아 시장은 굉장히 젊고 활력이 넘치는 전망이 밝은 시장이기 때문에 한국 기업들이 알리바바와 함께 동남아 시장을 개척하길 바란다”고 전했다.
이외에 알리바바가 주창하는 글로벌 신유통은 급성장하는 온라인 사업과 오프라인 유통을 결합하는 것이 주요 과제라고 자오 부회장은 강조했다.
이를 위해 알리바바는 ‘허마셴셩(盒馬鮮生)’ 등 자체 온∙오프라인을 결합한 유통 매장을 열고, 중국현지 대형 마트 RT마트(다룬파∙大潤發)도 인수했다. 지갑 없이 구매하고, 점원 없이 계산하며, 빅데이터를 통한 온·오프라인이 유기적으로 관리되는 '옴니채널' 실험을 이어간다는 의미다. 이렇게 되면 티몰 글로벌에 입점하는 기업은 허마셴셩과 RT마트 등 오프라인 상점에서도 제품 판매가 가능해진다.
알빈 리우(Alvin Liu) 티몰 수출입사업 총괄 대표는 이에 대해 “티몰 글로벌은 선도적인 온라인 역직구 플랫폼이 될 것”이라며 “한국 제품은 중국시장에서 큰 잠재력이 있기 때문에 올해는 한국 제품이 중국 소비자에게 다가가는데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부연했다.
이날 행사에는 알리바바그룹 및 티몰, 티몰글로벌, 타오바오글로벌, 알리바바클라우드 등 핵심 계열사들의 임원들이 참석해 자사 신유통 전략에 대해 설명하고 국내 기업들의 중국 진출을 독려하기 위해 마련됐다. 메디힐, SNP, 카카오프렌즈, 제로투세븐을 비롯 총 17개 국내 브랜드들은 이날 중국 시장 본격 진출을 위한 업무협약(MOU)도 체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