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초대석] 김영환 페이민트 대표 "현금없는 사회, 간편결제 서비스 규제완화부터"

2018-06-11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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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환 페이민트 대표는 현금 없는 사회에 다가서기 위해서는 정부의 규제 완화가 좀 더 적극적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유럽과 중국 등 핀테크 강국은 이미 현금 없는 사회에 성큼 다가섰다. 금융과 정보기술(IT)을 접목한 기술 범용화를 통해 '캐시리스(Cashless) 시대'를 연 것이다.

우리나라도 지난해 일평균 전자지급서비스 이용금액이 4688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36.5% 증가한 수치다. 일평균 이용 건수도 2259만건을 넘어섰다. 현금 없는 사회로 진입하는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 
하지만 문제점도 많다. 금융·IT·유통업체 등이 내놓는 간편결제 서비스가 통일되지 않고 무분별하게 난립하고 있기 때문이다. 간편결제 시장을 키우기 위한 스타트업 지원 등 정부 정책도 아쉬운 부분이 아직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김영환 페이민트 대표는 "현금 없는 사회로 가려면 간편결제 시장을 키워야 하는데 우리는 아직 전략과 비전이 없다"며 "여차하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우리나라가 현금을 마지막까지 쓰는 나라가 될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중국과 인도는 거래·결제 과정이 투명하게 드러나 부패와 탈세를 막는 간편결제를 국가 전략으로 삼고 있다. 이에 반해 국내 간편결제 인프라는 아직까지 걸음마 수준에 불과하다.

김 대표는 "돈의 흐름이 한 사회의 미래를 좌우한다는 점에서 우리나라가 크게 뒤처졌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며 "핀테크 후발국이 선진국을 따라잡으려면 금융결제 인프라가 완전히 바뀌어야 하고, 관련 기업도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발 벗고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 규제 완화가 현금 없는 사회로 가는 지름길

전자금융 전문가인 김영환 대표는 2014년 페이민트를 설립했다. 카카오페이·시럽페이·엘페이 등 모바일 결제 서비스를 직접 개발하기도 했다. 2016년에는 누르기만 하면 결제가 이뤄지는 사물인터넷(IoT) 간편결제 단말기인 '단추'도 시장에 내놨다. 사실상 간편결제 시장 확대를 위해 첨병 역할을 맡아온 주인공이나 마찬가지다.

하지만 김 대표는 그동안 많은 간편결제 서비스를 만들어 오면서 아쉬운 점이 적지 않다. 사실 국내 결제 시장은 인기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의 '천송이 코트' 문제가 불거진 후 급변했다. 전자금융사업자를 옥죄던 개인방화벽·키보드보안·바이러스백신 등 보안 3종 세트 설치와 공인인증서 의무사용도 이때 폐지됐다. 금융감독원의 보안성 심의제도도 사라졌다.

김 대표는 "불과 4~5년 전과 비교해도 규제 환경이 크게 바뀐 것은 사실"이라며 "관련 기업 및 서비스가 봇물 터지면서 말 그대로 '간편결제 시장'이 본격적으로 열렸다"고 말했다.

하지만 아직까지도 넘어야 할 산이 많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대학에서 행정학을 전공해 규제 전문가이기도 한 김 대표는 "2015년 전자금융시장 규제가 많이 풀렸지만 시장은 여전히 지난 10여년간 규제로 묶여 있던 관성에 눌려 있다"며 "사용자가 본인인증 때문에 느끼는 불편함과 간편결제 사업자가 거쳐야 하는 규제로 인해 소비자 결제 패턴과 인프라 수준은 과거에 머물러 있다"고 진단했다.

일례로 개인정보보호법 사항은 17개 부처 38개 법률 곳곳에 산재해 있다. 기업들도 이를 정확히 인지하지 못하고 있다. 서비스를 시장에 내놓으려면 규제 주체인 금융위원회를 비롯해 행정안전부·방송통신위원회·공정거래위원회·법무부 등 수많은 부처 요구사항을 검토해야 하는 상황이다.

김 대표는 "대표적 민·관 규제였던 보안성 심의제도가 없어졌지만 카드사·은행 등이 검토 요청한 사안이 일종의 민·민 규제로 자리잡았다"며 "규제 환경이 변하고 있다지만 사업자가 검토·고려해야 할 규제 범위는 여전히 넓다"고 지적했다.

김 대표는 전자금융 인프라 혁신요구가 커지고 있지만 관성은 쉽게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매년 증가하는 공인인증서 사고를 방치하는 시중은행들이 안정적 수익기반으로 간편결제 시장에 굳이 신경 쓰려 하지 않을 것이라는 이유 때문이다.

그는 "여전히 결제확인지원(MPI)·인터넷안전지불(ISP) 사용으로 인한 비용 증가와 불편함을 없애는 새로운 결제 인프라가 필요하다"며 "간편한 고객인증과 거래위험탐지 기술로 기존 결제체계를 대체하는 것이 간편결제 업계의 목표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 금융규제 테스트베드 통해 결제 인프라 구축

김 대표는 최근 KB국민카드와 함께 신개념 간편결제 시스템을 내놨다. 금융위가 스타트업 기업들의 규제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도입한 금융규제 테스트베드를 통해 선보인 것이다. 금융규제 테스트베드는 혁신 기업이 개발한 새로운 금융 서비스 사용권을 금융사가 위탁 받아 시범 영업하는 제도다.

그는 규제의 관성이 그대로 남아 있지만 금융규제 테스트베드 등 금융당국이 규제완화를 위해 좀 더 적극적으로 움직이면서 돌파구를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에 내놓은 새로운 결제시스템은 QR코드를 스캔해 모바일 기기에서 주문·결제한 물품을 매장에서 찾는 온·오프라인 연계(O2O) 서비스(스마트 오더)다.

실제로 KB국민카드는 지난 1월부터 4월까지 KB금융그룹의 '이노베이션 허브'와 페이민트의 주문 결제 솔루션 '링큐'를 이용한 '스마트 오더' 서비스를 진행하고 있다.

이 서비스를 이용하면 가맹점주 입장에서 기존 'O2O 서비스'와 달리 전자지급결제대행업체(PG사)를 거치지 않아 결제 수수료 부담을 70%가량 줄일 수 있다.

월 매출이 2400만원(이 중 스마트오더 매출 200만원)인 가맹점의 경우 PG 연동 O2O 서비스 이용 시 PG 수수료(3% 가정)와 서비스 이용료로 매월 9만원이 소요된다. 하지만 스마트 오더의 경우 PG 이용에 따른 수수료 없이 영세가맹점 우대수수료 0.8%에 대한 가맹점 수수료와 서비스 이용료를 더해 매월 4만6000원만 부담하면 된다.

고객 역시 매장 방문 없이 어디서나 모바일로 주문이 가능하다. 주문과 물품 수령을 위해 장시간 매장에서 대기하지 않아도 되는 이점이 있다. 서비스 이용 방법도 간단하다. 별도 응용프로그램(앱) 설치 없이 'QR코드 스캔 →주문→앱카드 결제→제조 완료→알림 메시지 수신→물품 수령' 과정만 거치면 된다.

시범 서비스는 연말까지 KB국민카드 본사 내 직원 전용 카페에서 진행되며, 상반기 중 제주지역 100여개 가맹점으로 확대될 예정이다.

김 대표는 "온라인 쇼핑하듯 모바일로 메뉴 검색에서 결제까지 편리하게 할 수 있고, 결제에 따른 수수료 부담도 줄일 수 있어 향후 O2O 서비스 확산에 많은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며 "데스트베드 등 다양한 정부 정책이 펼쳐져야만 새로운 결제 인프라 구축이 가능하고, 이는 현금 없는 사회로 진입할 수 있는 지름길"이라고 말했다.

◆ 중소형 가맹점 PG수수료 대폭 절감

새로운 결제 인프라로 주목받는 스마트오더는 최근 원천특허 확보라는 황금알까지 낳았다. 페이민트는 최근 특허투자전문기업인 비즈모델라인과 원천특허 제공에 대한 업무 협약을 체결했다. PG사 수수료가 발생하지 않아 중소형 가맹점은 물론 카드사 등 관련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이번 협약을 통해 페이민트가 확보한 원천특허는 비즈모델라인이 이미 10여년 전 구축해 놓은 특허 포트폴리오다. 주요 특허의 내용은 △스마트오더 전용 포스(POS)를 비롯해 주문자의 스마트폰 위치정보를 확인해 스마트오더가 가능한 매장을 자동으로 찾는 기술
주문자의 위치정보를 기반으로 스마트오더 가능 매장의 앱을 자동으로 로딩해주는 기술 매장 방문 주문자와 스마트오더 주문자를 동시에 처리하는 기술 스마트오더 주문자의 대기시간을 최소화하는 기술 주문자의 기존 주문 히스토리를 기반으로 주문 절차를 간소화하는 기술 스마트오더를 통해 자신의 차량이나 유종에 맞는 근접 주유소나 저렴한 주유소를 자동 선별하고 예상 주유량에 대한 주문 결제를 처리하는 기술 등 총 15건이다.

김 대표는 "편리성에 대한 고객의 니즈가 증가하고 서비스 정밀도가 높아지면서 활성화 움직임이 보이고 있다"며 "이번 원천특허 확보는 여러 경쟁업체를 견제하고 사업을 보호하는 데 큰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영환 페이민트 대표이사가 최근 중소벤처기업부가 주관한 '간편결제 도입 확산을 위한 피칭대회'에서 스마트오더 결제 시스템을 시연하고 있다. [사진=페이민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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