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 핵담판 D-1…김정은·트럼프 직선거리 570m

  • 글자크기 설정

김정은·트럼프 10일 싱가포르 도착 숙소 직선거리 570m…'세기의 담판' 막판점검·사전접촉 촉각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 사진)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AP·연합뉴스]


사상 첫 북·미 정상회담이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한반도 평화체제의 명운이 걸린 '세기의 핵 담판'을 앞두고 회담장소인 싱가포르에 전 세계의 이목이 쏠려 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0일 차례로 싱가포르에 도착했다. 김 위원장은 중국 고위급 인사들의 전용기인 에어차이나 소속 보잉 747기로,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전용기를 이용했다. 김 위원장에게 싱가포르는 2012년 집권 이후 판문점과 중국을 제외한 첫 해외 방문지다. 
북·미 양측은 미국 뉴욕과 판문점, 평양에서 이미 수차례 사전 조율을 거쳤다. 두 정상이 담판을 이틀 앞두고 싱가포르에 당도한 건 북한 비핵화와 체제 안전보장 등 주요 안건을 막판 점검하기 위한 충분한 시간을 갖겠다는 의도로 보인다. 김 위원장은 이날 리셴룽 싱가포르 총리와 면담했고 트럼프 대통령도 11일 리 총리를 만난다.

일각에서는 김 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의 사전 접촉 가능성도 거론된다. 두 정상의 숙소는 직선거리로 570m, 도보로 10분 거리밖에 안 돼 사전 접촉 가능성을 뒷받침한다.

블룸버그는 이날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을 근거로 이번 회담이 두 정상의 일대일 만남으로 시작될 수 있다고 보도했다. 통역만 대동한 채 둘이 먼저 만난 뒤 결과가 좋으면 측근들과 함께 회담을 이어갈 것이라는 전망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캐나다 퀘벡주에서 열린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중에 가진 회견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비핵화 진정성 여부를) 1분 안에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 위원장에게서 진정성이 느껴지지 않으면 회담을 오래하지 않을 것"이라며 시간을 낭비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두 정상이 단둘이 먼저 만나는 탐색전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직감에 따라 회담 성공 여부가 판가름날 수 있다는 얘기다.

블룸버그는 미국 정부와 백악관 관리들의 말을 빌려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과 존 볼턴 국가안보보좌관이 트럼프 대통령과 함께 회담에 나서고, 김 위원장은 여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 등을 대동할 것이라고 전했다. 한 미국 정부 관리는 미국이 회담을 12일 저녁에 끝낼 계획이라며 일이 잘 되면 공동선언이 있을 것이라고 귀띔했다. 이 관리는 이번 회담이 12일 이후로 이어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로이터 통신은 김정은 위원장이 정상회담 당일인 12일 오후 2시(현지시간·한국시간 오후 3시) 싱가포르를 떠날 예정이라고  한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사안의 민감성을 고려해 익명을 요구한 이 소식통은 이 같은 출국 계획이 '잠정적'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보도대로 라면 김 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과 불과 몇시간 만나고 떠나는 셈이다. 

트럼프 대통령도 G7 정상회의 회견에서 이번 회담이 김 위원장에게 '단 한 번의 기회'(one-time shot)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만 "이번 회담에서 최소한 관계를 맺고 이후 과정을 시작하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며 후속 회담 가능성을 내비쳤다. 대화가 잘 되면 김 위원장과 다시 만날 수 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7일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정상회담한 뒤 백악관 회견에서도 6·12 회담이 성공하면 김 위원장을 백악관으로 초청할 수 있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미국 인터넷 매체인 악시오스는 10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과 공식 외교관계를 수립하고 궁극적으로 평양에 대사관을 개설하는 것도 흔쾌히 고려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10일 싱가포르 회담과 관련해 "두 정상의 회담 성공에 대한 의지가 강하다. 긍정적 결과를 기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문재인 대통령이 싱가포르에 전격 합류할 가능성에 대해서는 "상황에 변화가 없다"며 "가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북·미 정상이 공동선언을 낼 경우 '종전선언' 수준에 이를지는 미지수다. 전문가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 회담을 '과정의 시작'이라고 강조해온 만큼 종전선언까지 이끌어내긴 어렵다고 보고 있다. 4·27 남북 정상회담에서 채택한 '판문점 선언'의 '완전한 비핵화' 합의를 이행하는 구체적인 청사진을 마련하는 것만으로도 큰 성과가 될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7일 발언에서 종전합의 서명 가능성을 열어뒀다.

북·미 정상회담은 싱가포르 현지시간으로 12일 오전 9시(한국시간 오전 10시)부터 센토사 섬에 있는 카펠라 호텔에서 열린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공유하기
닫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