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오는 12일 한국시간 오전 10시 싱가포르 센토사 섬에 위치한 카펠라 호텔에서 마주앉는다. 트럼프 대통령은 5일(현지시간) 북·미 정상회담과 관련, "중요한 며칠이 될 것"이라고 말해 남북미 정상회담과 종전선언을 염두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 트럼프 “중요한 며칠 될 것”
워싱턴포스트(WP) 등 주요 외신의 보도에 따르면 그는 이날 "북한과의 회담은 아주 잘 진행되고 있는 것 같다”면서 "많은 관계가 구축되고 있다. (싱가포르) 여정 전부터 많은 협상이 진행되고 있다. 잘 돼가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무슨 일이 일어날지 지켜보자”면서 “아주 무척 중요한 며칠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이 북·미 정상회담의 연장을 염두에 둔 것인지, 단순히 회담 전후를 포괄해 말한 것인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다만 일각에서는 북·미 정상회담과 남북미 정상회담이 잇따라 열리면서 종전선언이 나올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지난주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에서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을 면담한 뒤 종전선언을 논의했다고 공식적으로 밝힌 바 있다. 이후 문 대통령이 북·미 정상회담에 맞춰 싱가포르를 방문해 남·북·미 3자 정상회담을 갖고 종전선언을 하는 것 아니냐는 기대감이 높아졌다.
◆ 북·미 정상 12일 '평화의 섬'에서 만난다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의 역사적 첫 만남은 싱가포르 센토사 섬 카펠라 호텔에서 12일 오전 9시(한국시간 오전 10시)에 이뤄진다.
CNN 등 외신에 따르면 세라 허커비 샌더스 대변인은 5일 트위터를 통해 "대통령과 지도자 김정은의 싱가포르 정상회담 장소는 센토사 섬에 있는 카펠라 호텔이 될 것"이라고 발표했다. 하루 전에는 회담 일시가 12일 오전 9시라고 밝혔다.
싱가포르 본섬에서 남쪽으로 800m 가량 떨어진 센토사 섬은 '평화와 고요'를 뜻하는 말레이어에서 이름을 땄다. 과거 치열하게 대립하던 북·미 정상이 평화의 섬에서 세계 평화를 위한 숙원사업인 북한 비핵화를 논의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작지 않아 보인다.
센토사 섬은 본섬과 연결된 연결된 다리와 모노레일, 케이블카만 끊으면 외부의 접근을 쉽게 차단할 수 있다는 점에서 철저한 경호와 보안이 요구되는 북·미 정상회담을 위한 최적의 장소로 거론되어 왔다.
특히 옛 요새를 방불케 하는 입지조건을 지닌 카펠라 호텔은 지대가 높고 주변을 울창한 나무가 둘러싸고 있어 외부에서 관측이 사실상 불가능한 것으로 전해졌다.
전례에 따라 회담은 오전에는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의 단독 회담이 진행되고, 오후에는 확대 회담을 하는 방식으로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역사상 가장 예측불가한 두 정상의 만남이라는 점에서 '깜짝 이벤트'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진다. 카펠라 호텔에서 5분 정도를 걸으면 팔라완 해변(Palawan Beach)에 닿을 수 있다. 이곳에서 4.27 남북 정상회담때 선보였던 '도보다리' 산책과 같은 이벤트가 연출될 가능성도 있다. 파격의 연속이라는 이번 북·미 정상회담의 성격을 감안할 때 예측불허의 리얼리티 쇼와 같은 장면이 얼마든지 나올 수 있다는 게 관측통들의 시각이다. 또한 깜짝 이벤트는 정상간 유대와 신뢰 구축뿐 아니라 회담의 전반적 분위기를 좌우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