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오후 3시 30분께 서울 강서구 방신전통시장. 김문수 자유한국당 서울시장 후보가 들어서자 시장 상인들이 그를 반갑게 맞았다.
상인들은 김 후보의 등장에 일찌감치 일하던 손을 멈추고 그를 반겼고, 김 후보가 악수를 청하면 버선발로 뛰어나와 그의 손을 꼭 붙잡았다.
반찬가게를 운영하는 한 남성은 김 후보가 깻잎과 고추된장무침 1만원어치를 주문하자 "많이 드려야죠"라며 한 눈에도 원래보다 훨씬 많은 양을 위생 봉지에 한가득 담아주기도 했다.
강서구 주민·상인들은 김 후보가 최저임금 인상으로 고통받는 전통 상인들의 어려움을 잘 이해하는 '변화의 적임자'라면서도 오는 6·13 지방선거에서 어떤 후보를 선택할지를 묻는 말에는 대답을 유보했다.
시장 인근에서 만난 소상공인 조상현씨(66·남)는 "경제가 너무 엉망이지 않나"라며 "일단 경제를 살려야 한다"고 말했다.
조씨는 "최저임금제가 불합리해서 나 같은 소상공인이나 전통시장 상인들이 엄청난 고통을 겪고 있다"며 "이런 부분을 김문수 후보가 바꿀 수 있다"고 했다.
방신시장에서 식재료점을 운영하는 김모씨(60대·여)도 "경제가 안 돌아가는데 최저임금까지 올려서 힘들다"며 "일하시는 분 나름대로 임금이 싸면 힘들겠지만 물가를 안정시키는 게 우선이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김씨는 그러면서도 "아직 지지 후보를 결정하진 못했다"며 "후보들끼리 TV 토론회에 나와 토론하는 것도 보고 좀 더 봐야 하지 않겠느냐"고 말을 아꼈다.
방신시장에서 김을 파는 이광호씨(50)도 "올해 50살인데 투표를 몇 번 안 했다"며 "속된 말로 '그 나물에 그 밥'이어서 그렇다. 이 분(김문수 후보)도 나쁘다는 게 아니라 (이전 후보들과) 다른 게 별로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선거 때만 와서 유세하고 그런 걸 안 좋아한다. 이 길쭉한 시장에 공용 화장실이 하나 없다. 말이 안 된다"며 "저는 행정이 싫은 거지 인물이 싫은 게 아니다. 정당을 떠나서 누가 뭘 하는지가 중요하다"고 했다.
김문수 후보는 이와 관련해 "상인 임원에게 물어보면 다 안다"며 "(경기지사 시절) 경기도에 전통시장이 180개가 넘는데 그곳 상인 임원분들하고 계속 대화해서 많은 문제를 해결한 경험이 있다"고 설명했다.
김 후보는 "당시 주차장, 화장실, 공동유휴시설을 만들어주고 마케팅 측면에서 교육 컨설팅도 많이 해줬다"며 "그분들은 전국 조직이 있어서 전통시장 쪽에서는 '김문수가 되면 역시 다르다, 시장 실정을 안다, 확실히 해준다'는 것을 안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선거유세 현장 분위기를 묻는 질문에 "그동안 박근혜·이명박 전 대통령이 구속되면서 많이 상처받고 의기소침해서 자기를 안 밝히는 일명 '샤이보수'가 있었다"며 "그런데 투표일이 가까워지다 보니까 이분들이 자기 입장을 밝히고 드러낸다"고 주장했다.
낮 최고기온 30도를 웃도는 때 이른 폭염 때문인지 이날 유세 현장엔 많은 주민들이 모이진 않았다. 취재진 30여명과 유세단 50여명에 사거리 횡단보도에서 신호를 기다리는 주민 등 100여명이 현장을 지켜봤다.
김 후보가 올라탄 유세차량 앞에선 손에 태극기를 든 남성도 보였다. 사거리를 지나가는 자동차 안에서 일부 시민이 김 후보를 향해 손가락 '브이'를 내보이자 김 후보도 환하게 웃으며 '브이'로 화답했다.
김 후보는 이 자리에서 "대한민국이 민주주의와 산업화를 이루고 이제 남은 건 통일"이라면서도 "그러나 저는 공산 통일은 반대한다. 공산 통일 되면 김정은처럼 아버지 잘 만나서 위원장 된다. 끔찍하다"고 말했다.
이어 "공산 통일 되면 먹을 게 없다"며 "세번째는 당에서 정해주는 대로 산다. 당에서 직장도 정해준다. 종교의 자유도, 정당의 자유도 없다. 시위도 못 하고 김정은 비판도 못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한국당을 찍어주셔야 저 방신시장에서 장사도 잘 되고 이 앞에 왕만두 집, 치과도 다 잘 돌아간다"며 "공산 통일 되면 치과가 어딨나. 당에서 정해준대로 이 치료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