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연한 리뷰] 조국 의미 되새긴 통합의 무대 '백년의 약속'

2018-06-03 1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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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부산문화회관 대극장서 공연

지난 1일 오후 예술의전당에서 펼쳐진 콘서트&오페라 '백년의 약속' 공연 중 휴식시간에 관객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노경조 기자]


국기에 대한 경례로 시작한 무대. 약 3시간 동안 클래식과 댄스, 오페라 등 다채로운 공연으로 꾸며진 '백년의 약속'이었다.

이번 음악회는 3.1운동과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99주년을 기념해 꾸며졌다. 항일독립운동의 역사적 의미와 임시정부 수립이 지닌 '통합'의 의미를 되새기려는 취지다.
음악회 주제 때문일까. 이날 예술의전당 오페라하우스 곳곳에서는 장년층 이상 노년층의 모습이 눈에 많이 띄었다. 제복을 입은 육군사관학교생도들도 단체 관람했다. 이들 모두 휴식 시간에는 기념 촬영을 하느라 바빴다.

1부 공연은 다양한 시도가 엿보였다. 팝핀현준은 이상화 시인의 작품인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를 몸짓으로 표현혔다. 또 러시아 작가 푸쉬킨의 시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에 맞춰 연주와 노래, 랩이 한 데 어우러졌다. 여러 연령대를 고려한 듯 보였다.

육군사관학교 군악대와 합창단의 공연은 연습의 흔적이 고스란히 드러났다. 등장부터 퇴장까지 줄 맞춰 일사분란하게 움직이며 준비한 무대를 성공적으로 선보였다.

분위기는 테너 이동명이 김민기 작사·작곡의 '상록수'를 부르면서 한껏 고조됐다. 연주를 맡은 성남시립교향악단 오케스트라는 반주에 캐논변주곡을 적절히 엮기도 했다.

이후 2부에서는 오페라 '바람과 구름이 되어'가 관객들의 눈과 귀를 사로잡았다. 바람과 구름이 되어는 독립운동 작곡가인 한유한과 정율성의 오페라 '아리랑', '망부운'을 하나로 묶어 각색·편곡한 작품이다.

어느 작은 마을의 소꿉친구인 찬수와 우봉, 아랑을 주인공으로 한 이 작품은 경술국치부터 광복까지를 노래한다. 과거로 시간을 거슬러 가는 과정에는 마임배우 유진규의 열연이 있었다.

작품 속 찬수와 아랑은 죽음으로 비극을 맞았지만, 광복의 시기가 도래할수록 객석의 분위기도 달아올랐다. 관객들은 한 마음이 되어 박수를 치고, 흥을 돋우었다. 그야말로 '통합의 장'이었다.

물론 아쉬운 점도 있었다.

1부에서 시대적 배경 등을 설명하는 영상 속 글자는 너무 작고 빨리 지나가 전혀 읽을 수 없었다. 심지어 화면이 조명에 반사돼 더 알아보기 어려웠다.

또 각각의 공연이 아무 설명 없이 진행되다 보니 일부 관객은 어둠 속에서 지금 연주되는 곡이 무엇인지, 무슨 노래를 부르는지 찾아보기도 했다. 관객에 대한 배려가 다소 부족했다.

오페라 도중에는 가사나 박자가 안 맞는 등의 눈에 띄는 실수도 더러 있었다.

그럼에도 공연이 끝난 후 객석을 빠져나가는 관객들은 전반적으로 만족스러운 표정이었다. 한 대학생 관객은 "화도 나고 뭉클하기도 하다"며 "조국의 중요성을 새삼 깨달았다"고 전했다.

백년의 약속은 오는 18일 부산문화회관 대극장에서 마지막 공연이 예정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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