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란의 재구성] 해묵은 대마초 논쟁 재점화 "미국에선 되는데 한국에선 왜?"

2018-05-30 1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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래퍼 씨잼·바스코, 마약류관리법 위반으로 적발…한국은 의료용 대마도 불법

경기남부지방경찰청은 마약류관리법 위반 혐의로 래퍼 씨잼(왼쪽)과 바스코를 검거했다고 29일 밝혔다. [사진=저스트뮤직 제공]

"술 마시면 뭐 어때? / 대마초를 피우는 게 뭐 어때? / 우린 그냥 즐기는 거야 / 누가 보든지 우린 신경 안 써" 미국의 팝 슈퍼스타 브루노 마스는 2011년 '영, 와일드 앤드 프리(Young, Wild & Free)'에서 이렇게 노래했다.

한국에선 대마초 흡연은 중범죄다. 엠넷 서바이벌 프로그램 '쇼미더머니' 출신의 래퍼 씨잼과 바스코가 대마초를 피운 혐의로 적발된 사실이 28일 알려지면서, 이들을 향한 질타가 쏟아지고 있다. 씨잼이 구속 직전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남긴 "녹음은 끝내놓고 들어간다"는 게시물과 여기에 달린 일부 래퍼들의 '응원' 메시지는 대중의 분노를 더욱 부추겼다.

이런 가운데 이번 사건을 계기로 대마초에 대한 사회적 논의를 진지하게 시작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래퍼 제리케이는 트위터를 통해 "2018년씩이나 됐는데 마리화나(대마초)에 대해 조금씩은 진전된 논의를 할 때도 되지 않았나"라고 묻기도 했다.

한 트위터 이용자는 "한국에서 대마초 피우면 죽일 놈 취급받지만 술 마시고 범죄 저지르면 심신미약으로 인정되는 것은 너무 이상하다. 캐나다는 정반대"라며 "(캐나다의) 공공장소에서 술을 마시거나 자제가 안 되도록 술에 취한 사람을 본 적은 손에 꼽지만 거리에서 대마 피우는 사람들은 널렸다. 섭취 후 범죄 건수도 술이 월등히 많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대마초에 대한 미국 내 여론은 최근 몇 년 사이 드라마틱하게 변했다. 대마초를 허용하자는 운동이 활발히 전개되는 가운데, 마침내 콜로라도와 워싱턴 등 일부 주에서는 오락용 대마초 흡연을 합법화했다. '대마초 불법화'의 강력한 근거인 '관문 이론'이 실제보다 과장됐다는 연구 결과들이 이를 뒷받침했다.

여기에 힘입어 유명 래퍼 스눕 독은 세계 최초로 '립스 바이 스눕(Leafs by Snoop)'이라는 합법 대마초 브랜드를 출시하기도 했다. 위즈 칼리파, 리아나 등 동료 뮤지션들도 스눕 독의 뒤를 이어 경쟁적으로 독자 브랜드를 공개한 상황이다.

물론 다른 국가의 논의와는 별개로 한국에서 대마초가 합법화되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 의료용 사용 또한 불법으로 규정하고 있을 정도로 대마초에 대한 규제가 엄격하기 때문이다. 신창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1월 의료 목적의 대마초 사용을 허용하자는 내용의 마약류관리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대마초에 대한 국내 규제를 검토할 계기가 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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