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로에 선 소득주도성장]문재인 대통령 "소득분배 악화, 우리에게 매우 ‘아픈’ 지점"

2018-05-29 1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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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팡질팡 소득주도성장, 정책 개혁 시점 왔다

소득주도성장 1년 맞았지만 정작 경제지표는 암울해...엇갈린 지표 해석도 문제 지적

저소득층 지원하는 데에선 경제성장 주도하기엔 제한적 평가돼...체감할 수 있는 정책 개혁 절실

2년 연속 3%대 경제성장과 1인당 국민소득 3만 달러 시대를 열기 위해 마련된 소득주도성장 정책이 흔들리고 있다.

문재인 정부 출범 1주년을 맞아 경제활성화는커녕 오히려 역행하는 지표가 쏟아지며 소득주도성장에 대한 의구심이 커지고 있다.  

소득주도성장을 이끌어가기 위한 '과도기적 생채기'라는 정부의 주장에도, 악화일로에 놓인 경제상황을 헤쳐가기 위해 정책 개혁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도 29일 청와대에서 열린 가계소득동향 점검회의에서 “1분기 경제성장률이 전기 대비 성장하고, 가계소득이 증가하는 등 거시경제 상황이 개선되고 있다"면서도 "그러나 최근 가계소득동향 조사 결과, 하위 20%(1분위) 가계소득 감소 등 소득 분배의 악화는 우리에게 매우 ‘아픈’ 지점"이라고 말했다. 

◆역행 성장 드러낸 소득주도 성장 1년

문재인 정부가 소득주도성장 정책을 야심차게 추진한 지 1년이 지났다. 저소득계층의 소득을 높여 소비를 이끌어내고, 이를 통해 경제성장의 기초를 세운다는 취지로 마련된 것이 소득주도성장 정책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정부 출범과 동시에 일자리 창출에 힘을 실었다. 불안정한 국내 정치와 세계경제, 지정학적 리스크 등 대내외 여건상 경제활성화를 위해서는 일자리밖에 탈출구가 없다는 판단에서다. 소득주도성장 정책의 핵심에 일자리가 있다는 게 정부 시각이다.

정부는 지난해 일자리 추경 11조2000억원을 마련, 고용 현장에 긴급 수혈했다. 또 올해 본예산을 통해 19조2000억원의 일자리 예산을 집행했다. 이달에는 청년 일자리 및 지역대책을 위한 추가경정예산 3조8000억원이 국회를 통과, 즉각 집행에 들어갔다.

정부 주도의 예산 투입이 이어졌지만, 정부가 받아든 경제 성적표는 암울하다. 

고용지표를 보면, 지난달 취업자는 1년 전 대비 12만3000명 증가에 그쳤다. 2·3월에 이어 전년 대비 증가폭이 10만명에 머물렀다.

처분가능소득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159.8%로, 전년 대비 5.2%p 상승했다. 소득보다 가계빚이 늘어나는 속도가 더 빠른 것으로 해석된다.

여기에 1분기 균등화 처분가능소득 5분위 배율이 5.95배를 보이며 2003년 통계 집계 이래 최고 수준을 나타냈다. 이 수치가 높으면 불평등이 심화된다는 의미로, 소득 양극화가 최악의 수준이라고 해석한다.

특히 경제상황에 대한 정부와 시장의 체감도 역시 엇갈리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김동연 경제부총리가 최근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 "3% 경제성장에는 변화가 없을 것"으로 전망했지만 지금 상태로 목표를 달성할기 쉽지 않다는 목소리도 강하다.

◆일자리 창출 경제 방향 맞지만, 제대로 된 경제성장 정책 필요

문재인 정부 출범 초기 소득주도성장을 주창한 것과 관련, '일자리 부족'에 대한 현실을 제대로 짚어냈다는 평가가 많았다.

그러나 저소득층의 소득을 높여 성장을 일궈나갈 수 있다는 소득주도 성장론은 제대로된 경제성장론이 아니라는 지적이 있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저소득층을 지원하는 정책이 필요하지만, 이는 성장 정책이 아니다"라며 "성장과 관련한 정책을 마련해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도체·제조업 중심의 산업구조를 개혁한다고 하지만, 관성적인 제조업 육성방식에서 벗어나지 않았다는 지적도 들린다.

1990년대 일본이 창조산업 육성책을 내놨지만, 창조산업과 제조업에 대한 이해가 부족해 실패한 사례가 제시된다.

최배근 건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미래 성장동력 산업을 마련하자는 이야기는 노무현 정부에서 나왔지만, 고질적인 경제문제를 해결하지 못했다"며 "내수강화를 위해 저소득층에 대해 재분배 정책을 펼치는 것은 좋지만, 이는 보조적인 수단인 만큼 산업을 재부팅할 수 있는 정책으로 재설계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경엽 한국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도 "소득주도성장의 장단기적 효과를 떠나 사실상 정책 개혁이 필요하다"며 "현 상태에서는 고연봉자의 소득을 더 높이고, 저연봉자의 소득을 더 낮추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 생산성을 높여 기업의 수익을 늘리고, 이것이 고용시장에 분배될 수 있는 정책 개조가 요구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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