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 남북정상회담에 한국당 ‘심각’…4·27 선언 결의안 처리 ‘진통’

2018-05-27 1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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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28일 본회의서 '판문점 선언 결의안' 처리 예정

북미 정상회담 취소에서 재성사 가능성 등 상황 변화

한국당 "2차 회담, 비밀리에 졸속으로 이뤄져" 비판

 24일 오전 열린 국회 본회의에서 정부 헌법개정안 표결 결과 의결정족수 부족으로 투표가 성립되지 못했다. 본회의가 끝난 후 방청객들이 빈 본회의장을 관람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여야가 28일 본회의에서 처리키로 합의한 ‘4·27 판문점 선언 지지 결의안’ 처리가 막판에 진통을 겪고 있다. 1차 남북 정상회담 후속 조치의 일환으로 여야는 지난 18일 드루킹 특검법안, 추가경정예산안과 함께 판문점 선언 지지 결의안을 통과시키기로 뜻을 모았다.

하지만 자유한국당이 결의안 처리에 제동을 걸었다. 남·북·미를 둘러싼 상황이 급변하고 있기 때문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돌연 6·12 북미 정상회담 취소 의사를 밝혔다가 재성사 가능성을 시사했다. 또 지난 26일에는 2차 남북 정상회담이 비공개로 열렸다. 이런 상황에서 결의안이 당초 합의대로 본회의를 통과할 수 있을지에 관심이 쏠린다.
박경미 더불어민주당 원내대변인은 27일 논평을 통해 “하루 24시간, 몸이 10개라도 부족한 문재인 대통령의 눈물겨운 노력에 국회가 할 수 있는 것은 역사적인 ‘4.27 판문점 선언 지지 결의안’을 통과시키는 일”이라고 밝혔다.

박 원내대변인은 “내일 본회의에서 결의안을 통과시키기로 한 것은 지난 18일 여야의 합의사항”이라며 “전 세계가 염원하는 한반도 평화에 한걸음 다가서는 일에 잡음이란 있을 수 없다. 야당의 초당적 협력이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고 말했다.

이어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체제 구축에 대한 국민적 염원을 담은 결의안을 본회의에서 통과시키는 것은 국민들에 대한 국회의 의무라는 점을 다시 한번 강조한다”고 덧붙였다.

앞서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지난 25일 북미 정상회담 취소 소식이 전해지자 “애초 남북 정상회담 후속 결의안은 내용을 잘 조율해서 담아야 하는데 미북 정상회담 (취소) 영향이 있으니 추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여야 합의 당시 결의안은 처리하되 판문점 선언의 국회 비준동의안은 북미 정상회담 성과를 지켜본 뒤 처리키로 한 바 있다.

현재 국회에는 남북 정상회담 관련 결의안 3건이 발의돼 있다. 박선숙 바른미래당 의원은 지난달 30일 ‘판문점 선언 지지 및 국회 비준 동의 촉구 결의안’을 통해 “헌법과 남북관계 발전법에 따라 판문점 선언에 대한 국회 동의권 행사를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할 것”을 제안했다.

김두관 민주당 의원은 지난 3월에 발의한 결의안에서 남북·북미 정상회담의 성공적인 개최를 위해 국회가 정치적 공방과 갈등을 자제할 것을 당부했다.

하지만 한국당은 지난 26일 2차 남북정상 회담이 비공개로 이뤄진 데 대해 불편한 기색을 보이고 있다. 정태옥 대변인은 즉각 “법률적으로는 아직 반국가단체에 해당되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만남을 국민에게 사전에 충분히 알리지 않고, 충동적으로 전격적이고 비밀리에 졸속으로 이뤄졌다”며 “한 나라의 지도자로서 너무나 가벼운 처신”이라고 비판했다.

특히 홍준표 대표는 이날 기존에 예정된 일정을 취소하고 직접 기자 간담회를 열어 입장을 표명했다. 당 차원에서 신중히 대응하는 모양새다.

반면 한국당을 제외한 야3당은 2차 남북 정상회담을 한목소리로 환영했다.

신용현 바른미래당 수석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김 위원장이 격식 없는 판문점 남북정상회담을 요청해 남북정상회담을 가졌다”며 “이 자리에서 비핵화 의지를 분명히 하고 북미정상회담을 통해 한반도의 평화구축을 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을 환영한다”고 밝혔다.

또 “이번 회담은 필요에 따라 언제든지 격식 없이 열릴 수 있다는 사례를 만든 것으로 큰 의미가 있다고 평가한다”며 “이번 회담으로 6·12 북미 정상회담이 성공적으로 개최돼 한반도 비핵화가 실질적인 결실을 거둘 수 있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장정숙 민주평화당 대변인 역시 “김 위원장이 제안하고 문 대통령이 수용한 이번 회담은 형식과 내용면에서 문 대통령이 밝혔듯이 ‘허심탄회한 친구 사이’ 같이 정상 간 신뢰에 기반한 신남북관계 시대를 예고하고 있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이정미 정의당 대표는 “이번 회담 형식은 한반도 화해와 평화는 더 이상 되돌릴 수 없는 역사의 물줄기가 됐음을 확인시켜줬다”며 “한반도 정세 후퇴를 막고 판문점 선언 이행을 재확인한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의 주동적 조치를 환영한다”고 전했다.

아울러 민주당은 야당에 초당적 협력을 당부했다. 백혜련 대변인은 “평화로 가기 위해서는 험난한 고개와 굽이굽이 휘어져 있는 길을 몇 번이나 넘어야 한다”며 “수많은 우여곡절 끝에 평화의 문을 열었지만 아직 갈 길이 멀다”고 말했다.

이어 “지름길이 없는 긴 여정에 나서기 위해서는 수많은 등불이 필요하다”면서 “한반도 평화의 중대한 분수령을 맞이하는 지금 그 어느 때보다 공조와 협력이 절실하다. 한반도 평화를 위한 문재인 정부의 행보에 야당의 초당적 협력을 당부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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