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프로골프(PGA) 투어는 ‘꿈의 무대’다. 프로 선수라면 누구나 갖는 꿈이다. 미국에서 약 3년간 웹닷컴 투어(PGA 2부 투어) 큐스쿨을 준비하며 꿈에 당당히 도전했던 정한밀에게 또 다시 운명처럼 기회가 찾아왔다.
정한밀은 25일 인천 송도 잭 니클라우스 골프클럽(파72·7422야드)에서 열린 코리안투어 제네시스 챔피언십 2라운드에서 보기 없이 버디 7개를 몰아치며 중간합계 11언더파 133타로 단독 선두를 기록했다. ‘디펜딩 챔피언’ 김승혁이 세운 코스 레코드(8언더파 64타)에 한 타 모자랐다. 공동 2위 이정환, 전가람과는 5타 차.
하루에 7타를 줄인 정한밀은 “시작하기 전에 생각보다 바람이 덜 불어서 편하게 경기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어프로치 등이 잘 떨어져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었다”라고 말했다.
2012년 KPGA 프로 자격을 획득했으나 미국으로 건너가 3년가량 웹닷컴 투어의 큐스쿨을 준비했던 정한밀도 이를 잘 알고 있다. 남은 3,4라운드를 잘 치면 꿈은 현실이 된다.
KPGA 투어 2년 차인 정한밀은 아직 우승이 없다. 2017년 현대해상 최경주 인비테이셔널에서 공동 4위, 동부화재 프로미오픈에서 공동 9위에 올랐던 정한밀은 우승 경쟁을 펼쳤지만 마지막 고비를 넘지 못했다. 압박감을 이겨내며 마지막 라운드 18번 홀에서 웃기 위해서는 마음가짐이 중요했다.
정한밀은 “감정 기복이 심하다는 걸 느껴 없애려고 노력했다. 기술적인 부분도 연습했지만 이미지 트레이닝에 신경 썼다”라고 말했다.
실패를 통해 더욱 단단해진 정한밀은 “경험이 많지 않은 건 잘 알고 있다. 내 플레이에만 집중하겠다. 현재 기분이나 분위기가 너무 좋기 때문에 이것들을 이어 가려고 노력하겠다”라며 남은 라운드에 대한 각오를 밝혔다.
2라운드에서 버디 5개 보기 4개를 기록하며 1언더파 71타를 친 이정환은 중간합계 6언더파 138타로 전가람과 함께 공동 2위에 올랐다. 경기 후 이정환은 “만족할 수 없는 경기였지만 퍼트감이 정말 좋다. 지난 시즌 좋았을 때의 퍼트감을 찾은 것 같다. 이번 대회뿐만 아니라 전체적인 한 시즌을 봤을 때 잘 된 일이라 기분이 좋다”라고 말했다.
‘장타자’ 김봉섭도 중간합계 5언더파 139타로 힘을 냈다. 김봉섭은 “일단 코스가 나와 잘 맞는 것 같다. 코스 레이아웃이 장타자들에게 유리하게 세팅 됐다. 이번 대회는 유난히 코스 컨디션도 좋아 안정감 있게 경기를 펼치고 있다”라고 말했다. 잭 니클라우스 골프클럽 코리아에서 열린 2014 ‘제30회 신한동해오픈’에서 김봉섭은 준우승을 차지했다.
2017년 제네시스 챔피언십 초대 챔피언에 오른 김승혁은 중간합계 1언더파 143타에 위치했다. 김승혁은 “이틀 간 스코어를 합하면 언더파 스코어다. 만족한다. 원래 시즌 초에는 성적이 별로 좋지 않다. 시즌을 치를수록 감이 올라오는 스타일이다. 늦여름에서 가을에 최고의 컨디션을 맞는다. 아직 시즌 초반이라 100%까지 완벽하게 감이 올라오지는 않았지만 남은 기간 동안 최고의 집중력을 발휘해 우승을 거둘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라고 말했다.
KPGA 코리안투어 QT 수석 합격으로 2018 시즌 KPGA 코리안투어에 데뷔한 염은호는 1라운드에서 79타로 부진했지만 2라운드에서 6타를 줄이며 66타로 반전에 성공했다. 염은호는 “정신이 없었다. 어떻게 경기를 했는지 모르겠다. (웃음) 1라운드에 비해 드라이버샷, 아이언샷, 퍼트 모두 좋았다. 코스 난이도는 더 어려워진 것 같은데 스코어가 좋아 기분이 좋다”라며 “참가 전에는 컷통과가 목표였다. 컷통과에 성공하면 3라운드와 4라운드도 오늘처럼 플레이해 좋은 성적으로 대회를 마치고 싶다. 우승은 아직 욕심인 것 같다”라고 말했다.
한편, ‘한국 골프의 맏형’ 최경주와 위창수는 9오버파 153타를 기록하며 컷 통과에 실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