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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공항 입국장 내 검역대 모습. [이정수 기자, leejs@ajunews.com]](https://image.ajunews.com/content/image/2018/05/22/20180522141046753178.jpg)
제주공항 입국장 내 검역대 모습. [이정수 기자, leejs@ajunews.com]
2015년 5월, 감염병 메르스(MERS, 중동호흡기증후군)가 국내를 휩쓸고 지나간 지 3년이 됐다. 당시 최초 감염자와 접촉했던 감염자 2명이 처음으로 사망하면서 신종 감염병에 대한 공포가 전국으로 급속히 확산됐다. 이후로도 그해 7월 초까지 감염자가 늘어나 총 186명이 감염 판정을 받았고, 이 중 38명이 감염병에 희생되는 초유의 사태가 일어났다.
이는 전염병에 대해 취약한 국가적 대응력의 민낯이 그대로 드러난 사건이었다. 최초 감염자인 68세 남성이 중동지역에서 귀국한 후 발열증상이 나타나 병원을 찾아갔지만 의료진은 해외방문 이력을 확인하지 않았다. 또 사태 초기 의료기관을 통해 집중적으로 전염되고 있는 상황에서 정부는 혼란 가중을 이유로 확진환자 발생병원을 공개하지 않았다. 독특한 병문안 문화로 과밀한 응급실과 병동도 사태를 키우는 원인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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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병관리본부는 이동통신사와 연계해 감염병 위험국가 출입국자를 대상으로 문자메시지를 발송하는 '스마트 검역정보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 [사진=질병관리본부 제공]](https://image.ajunews.com/content/image/2018/05/22/20180522141246783425.jpg)
질병관리본부는 이동통신사와 연계해 감염병 위험국가 출입국자를 대상으로 문자메시지를 발송하는 '스마트 검역정보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 [사진=질병관리본부 제공]
검역관리 변화 핵심은 감염병 조기차단과 확산방지에 있다. 메르스, 사스(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등 검역대상 감염병 오염지역은 올해 1월 기준으로 59개국이다. 이전까지는 제3국을 거쳐 입국할 경우 오염국가 방문사실 확인이 불가능했다. 외교부 여권발급 시 전화번호 일치율도 51%에 불과했다.
이에 질본은 KT·SK·LG 등 이동통신 3사와 연계해 입국자 감염병 오염지역 여행이력을 확보했다. 감염병 위험국가 출·입국자를 대상으로 문자메시지를 발송하고 의료기관에 환자 해외여행력 정보를 제공하는 스마트검역 정보시스템을 구축하면서 이러한 문제를 해결했다. 또 오염지역 방문자 관리효율을 높이기 위해 건강보험심사평가원과 함께 ‘별도 해외여행력 정보제공 프로그램(ITS)’을 개발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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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병관리본부는 현재 인천공항에 전자검역심사대 16기를 운영하고 있다. 전자검역심사대는 기존 시스템에 비해 신속정확한 검역이 가능하고, 의심환자 발생 시 밀접접촉자를 신속하게 확인할 수 있다. [사진=질병관리본부 제공]](https://image.ajunews.com/content/image/2018/05/22/20180522141457577705.jpg)
질병관리본부는 현재 인천공항에 전자검역심사대 16기를 운영하고 있다. 전자검역심사대는 기존 시스템에 비해 신속정확한 검역이 가능하고, 의심환자 발생 시 밀접접촉자를 신속하게 확인할 수 있다. [사진=질병관리본부 제공]
정보통신(IT)기술을 접목한 전자검역심사대도 도입 중이다. 이는 신속정확한 검역체계가 가능해져 입국절차 중 입국자 간 감염 가능성을 줄일 수 있고, 검역순서가 기록돼 의심환자 발생 시 신속한 밀접접촉자 확인이 가능하다. 현재 인천공항에 16기가 운영되고 있다.
중앙 집중식 열감지 시스템 구축 추진 역시 검역체계를 강화하려는 질본의 고민이 담겨있다. 국내 공항검역소 입국장에는 검역대 당 열화상카메라 1대가 설치돼있어 입국자 다수가 빠르게 통과할 때에는 정밀도와 신뢰도가 떨어질 수 있다. 때문에 입국통로를 따라 여러 대의 카메라를 나란히 설치해 입국자 발열감시를 강화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박기준 질병관리본부 검역지원과장은 “다양한 방안으로 더 촘촘하고 스마트한 검역체계를 완성할 것”이라며 “질본은 해외감염병 국내 유입과 확산 방지에 신속히 대응하는 컨트롤타워 역할을 맡고자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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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게는 수백명에서 많게는 8000명까지 수용 가능한 대규모 관광객 운송수단 '크루즈' 산업발달로 국가방역시스템 강화는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사진=질병관리본부 제공]](https://image.ajunews.com/content/image/2018/05/22/20180522141710281900.jpg)
적게는 수백명에서 많게는 8000명까지 수용 가능한 대규모 관광객 운송수단 '크루즈' 산업발달로 국가방역시스템 강화는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사진=질병관리본부 제공]
검역체계 강화는 약 8000명까지 수용가능한 대규모 관광객 운송수단 ‘크루즈’ 산업 발달, 중국인 방한 급증 등으로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특히 제주도는 2012년 이후 중국인 등 해외관광객이 급증하고 있으며, 2015년 크루즈 267대, 관광객 61만명을 기록했다. 제주검역소에 따르면, 올해 크루즈 입항예약 실적은 783척에 이른다.
제주로 입항하는 크루즈 95%는 중국에서 온다. 중국은 조류인플루엔자 오염지역으로 분류돼있다. 때문에 국립제주검역소는 제주도 강정항에 ‘서귀포크루즈항’을 준공해 연 180만명 검역규모를 마련하면서 대응에 나서고 있다. 서귀포크루즈항은 내달 중 문을 열고 해외감염병 유입차단 최전선에 선다.
이선규 국립제주검역소장은 “크루즈 검역실적은 매년 2배씩 증가하고 있고, 현재는 크루즈 관광객이 항공기 관광객보다 더 많은 상황”이라며 “대규모 입국과 해외 감염병 유입에 대비한 검역대응 체계와 필수 시설 구축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