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컬로드] "전국이 펄펄 끓었다" 온열질환자 '속출' 예방법은

2024-08-05 17:30
  • 글자크기 설정
전국 대부분 지역에 폭염 특보가 내려진 지난 1일 수도권기상청에서 예보관이 폭염 특보 현황과 기온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전국 대부분 지역에 폭염 특보가 내려진 지난 1일 수도권기상청에서 예보관이 폭염 특보 현황과 기온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전국에 40도가 넘는 폭염이 지속하면서 온열질환자가 속출하고 있다. 의료계에선 가장 더운 시간대인 오후 2∼5시에는 야외활동이나 작업을 되도록 삼가고 현기증, 메스꺼움, 두통 증세가 있으면 무더위 쉼터 등 시원한 장소를 이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행정안전부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에 따르면 지난 2일 기준 폭염으로 인한 온열질환자가 74명 발생했다. 이 중 사망자는 2명으로 지난 5월 20일부터 현재까지 누적 온열질환자는 1390명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온열질환은 뜨거운 환경에 장시간 노출될 때 열로 발생하는 급성질환을 말한다. 비교적 가벼운 일사병부터 사망에 이를 수 있는 열사병까지 온열질환 종류는 다양하다.

질병관리본부의 온열질환 응급실감시체계를 보면 온열질환자의 절반 이상이 낮 시간대(낮 12시~오후 5시)에 발생했다. 연령별로는 65세 이상이 전체 환자의 30%를 차지했다. 야외 작업장이나 논·밭, 길가 등 실외에서 발생한 환자는 80%에 달할 정도로 실내 환자보다 압도적으로 많았다.

손기영 서울아산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더위가 심해질수록 스스로 대처가 어려운 노인과 아이, 만성질환자는 실외활동 시 고온에 무방비로 노출될 수 있어 유의해야 한다”며 “폭염 속에서 발생할 수 있는 여러 가지 온열질환에 대해 자세히 알고 대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우선 장시간 고온 환경에 있으면서 수액 보충이 원활하지 않으면 ‘일사병’이 생길 수 있다. 증상으로는 어지럼증, 피로, 오심, 무력감, 발열, 발한, 홍조, 빈맥, 구토, 혼미 등이 있다. 이는 ‘열탈진’이라고도 불리는데, 서늘한 곳에서 안정을 취하고 물과 전해질을 보충해줘야 한다.

손 교수는 “40도 이상의 고열이나 의식 변화가 발견되면 급속냉각요법 등의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더위에 오래 노출되었으나 땀이 나지 않고 오심, 구토, 의식 변화가 있다면 ‘열사병’을 의심해볼 수 있다. 열사병은 노인이나 심장질환자, 치매 환자, 알코올중독자, 정신질환자 등에서 오랜 기간 고온다습한 환경에 노출되었을 때 발생한다. 일사병(열탈진)과 증상이 비슷해 보이지만 열사병은 땀이 나지 않는다. 대신 오심, 구토가 심하고 의식 변화가 나타난다. 심부체온은 40도가 넘어간다.

손 교수는 “이 경우 환자를 즉시 그늘로 옮기고 옷을 풀어 시원한 물수건으로 닦으며, 빠르게 119에 신고해 병원으로 이송해야 한다”며 “환자에게 찬 물을 마시게 하는 건 체온을 낮추는 데는 도움이 될 수 있지만, 의식이 없는 경우 질식할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아울러 한여름 더위 속에서 오랜 시간 운동을 하면 평소보다 땀을 많이 흘리는데, 이때 근육경련이 발생하기 쉽다. 원인은 확실히 알려져 있지 않으나 전해질 이상과 관련 있을 가능성이 높다. 열경련이 나타나면 시원한 그늘에서 해당 근육을 스트레칭시켜 줘야 한다. 최소 몇 시간 정도는 격렬한 운동을 피한다. 안정을 취하면서 전해질이 포함된 수액을 마시거나 보충하는 것이 회복에 도움이 된다. 전해질 음료가 준비돼 있지 않으면 1리터 물에 소금 한 두 티스푼을 넣은 것으로 보충할 수 있다.

몸이 극심한 더위에 적응하지 못해 실신할 수 있는 ‘열실신’도 주의해야 한다. 푹푹 찌는 더위에 노출될 경우 노인이나 어린이는 외부 온도에 적응하지 못할 수 있다. 이때 가벼운 실신 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혈액 용적이 감소하고 말초혈관이 확장되기 때문이다. 단순 열실신은 안정을 취하면 대부분 쉽게 회복된다. 시원한 그늘을 찾아 호흡이나 맥박에 주의하면서 머리를 낮게 해주고 수액을 보충해줘야 한다는 게 전문가의 조언이다. 

마지막으로 피부가 달아오르고 심한 경우 물집이 생긴다면 ‘일광화상’이 우려된다. 뜨거운 햇빛에 장시간 노출되면 피부가 빨갛게 달아오르고 통증이 발생하기 쉬우며, 심하면 물집이 나거나 얼굴과 팔다리가 붓고 열이 오를 수 있다.

손 교수는 “일광화상(日光火傷)은 글자 그대로 햇볕에 화상을 입는 것”이라며 “이를 예방하려면 구름이 없는 맑은 여름날에는 직사광선이 가장 강하게 내리쬐는 오전 11시부터 오후 3시까지 외출을 삼가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외 시간에는 얇은 겉옷으로 피부 노출부위를 가리거나 외출 30분 전에 일광차단제(선크림)를 꼼꼼히 바른 뒤에 나가는 것이 좋다”며 “예방이 최고지만 일단 이런 증상이 발생하면 찬물로 찜질을 해주고, 통증이 심하면 진통소염제로 조절할 수 있다”고 말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공유하기
닫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
언어선택
  • 중국어
  • 영어
  • 일본어
  • 베트남어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