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I/O 2018] 구글, ‘AI 퍼스트’에서 ‘모두를 위한 AI'로 전략 전환

2018-05-11 1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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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은 'AI 퍼스트'에서 '모두를 위한 AI'로 전략을 전환해 사용자들의 생활과 밀착한 곳에 AI 기술을 적용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사진=한준호 기자)  


구글이 지난 8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 마운틴뷰에서 개최한 연례 개발자회의 ‘구글 I/O 2018’가 10일 폐막했다.

첫날 기조강연에 나섰던 순다르 피차이 구글 최고경영자(CEO)는 차세대 스마트폰 운영체제(OS) ‘안드로이드P'의 상세한 내용, 주요 서비스 업데이트와 함께 구글의 음성인식 인공지능(AI) 비서 ’구글 어시스턴트‘의 진화 상황을 소개했다.
지난해 개발자회의에서 ‘AI 퍼스트’를 내세웠던 피차이 CEO는 올해 ‘모두를 위한 AI(AI for everyone)'로 전략을 바꿔 AI가 이미 구글의 다양한 제품과 서비스에 적용됐다는 점을 강조했다. 피차이 CEO는 앞으로도 AI를 중심에 두고 관련 기술의 개발과 서비스 발전을 위해 다양한 시도를 펼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순다르 피차이 CEO가 지난 8일(현지시간) 구글 I/O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는 모습. (사진제공=구글) 


구글은 개발자회의 기간 동안, AI가 다양한 디바이스에 탑재돼 서비스를 진화시키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우리가 흔히 사용하는 지메일(Gmail)부터 사진관리 앱 구글포토, 지도서비스 구글맵, 스마트폰 운영체제(OS) 안드로이드 등 생활에 밀착한 곳을 골라 집중적으로 AI를 심어나가는 방식이다.

구글이 선보인 AI 기술과 서비스들은 모두 우리와 가까운 곳에서 구현된다. 이메일을 보낼 때 AI가 문장을 제시해주고, 어두웠던 사진을 밝게 해주며, AI가 전화로 미용실과 레스토랑을 예약해주는 등 바로 우리의 일상생활에 구글의 AI가 스며들고 있다.
 

구글의 음성인식 AI 비서 '구글 어시스턴트'는 사용자들이 도움을 요청해 오기를 기다리고 있다. (사진=한준호 기자) 


구글이 AI 기술로 전면에 내세운 것은 이번 개발자회의의 주인공 ‘구글 어시스턴트’다. 구글에 따르면, 현재 구글 어시스턴트가 탑재된 디바이스는 5억대에 달하고 자동차업체 40곳이 채택했으며, 5000개 사물인터넷(IoT) 제품과 연결됐다.

특히 음성합성 기술의 발전을 거듭한 구글 어시스턴트의 목소리 종류는 6개로 늘었다. 유명가수 존 레전드의 목소리도 도입된다.

구글 어시스턴트의 목소리 종류가 늘어난 것보다 자연스러운 대화를 구사하는 능력을 갖췄다는 점에 전 세계가 감탄했다. 자연스러운 대화능력뿐만 아니라, 복수의 질문까지 파악할 줄 아는 구글 어시스턴트는 이제 어린이들에게 예의바른 대화법을 가르치는 선생님 역할까지 수행하게 됐다.

이제 음성만으로는 정보를 전달하기가 어려워졌다고 판단한 구글은 음성인식만 하는 구글 어시스턴트를 보조하기 위해 영상을 결합시켰다. 구글은 오는 7월 영상을 볼 수 있는 디스플레이가 장착된 AI 스피커 ‘스마트 디스플레이’를 출시한다. 음성과 영상을 통해 사용자들에게 더욱 편리한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서다.
 

LG전자가 오는 7월 선보일 예정인 '스마트 디스플레이'. (사진=한준호 기자) 


이번 개발자회의에서 전 세계를 깜짝 놀라게 한 ‘듀플렉스(Duplex)' 기술은 구글의 음성인식 AI 기술의 결정체다. 그동안 온라인을 통한 예약만 가능했던 AI가 이제는 직접 전화를 걸어 예약하는 단계까지 왔다. 구글의 AI는 예약을 완료하면 캘린더에 일정까지 기록해준다.

피차이 CEO는 구글 어시스턴트와 미용실 직원이 통화한 녹취록을 공개해 구글의 음성인식 AI 기술의 진화된 모습을 자랑했다. 공개된 녹취록은 누가 들어도 상대방이 AI라고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자연스러웠다. AI가 레스토랑을 예약했을 때는 더욱 복잡한 대화가 오고갔지만 임무를 완수했다. 더 놀라운 것은 이 서비스가 먼 미래가 아닌 이번 여름부터 적용된다는 사실이다.
 

사용자의 부탁을 받아 4명의 자리를 예약하기 위해 레스토랑에 전화한 AI는 직원이 "4명은 예약이 안된다"고 말하자 "그러면 보통 자리에 앉기 위해서는 얼마나 기다려야됩니까"라고 되물어 평일에는 기다리지 않고 자리에 앉을 수 있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사진=한준호 기자) 


피차이 CEO는 기조연설에서 차세대 스마트폰 OS 안드로이드P의 상세한 업데이트도 소개했다. 핵심은 AI를 탑재해 서비스의 질을 높였다는 점이다.

안드로이드P에 AI를 탑재해 사용자가 어떤 앱을 얼마나 이용하는지를 파악하고 스마트폰의 전원을 30% 절약할 수 있도록 했다. 주변 밝기에 맞춰 스마트폰의 발광을 조절하거나, 자주 사용하는 앱을 파악한 후 사용자의 행동을 예측해 필요한 앱을 제안하기도 한다.

특히 개발자들은 구글이 스마트폰 중독을 개선하기 위한 해결책을 제시했다는 점에 주목한다. 피차이 CEO는 ‘디지털 웰빙(건전한 디지털이용)’을 화두로 던져 사용자와 스마트폰의 올바른 거리두기가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구글은 이를 실현하기 위해 앱 사용을 제한하는 기능과 어두운 방 안에서 스마트폰을 볼 때 화면을 흑백으로 전환해주는 기술을 안드로이드P에 탑재했다.
 

취침 전, 머리 맡에 스마트폰을 두게 되면, 어두운 방에서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상황이 자주 발생한다. (사진=한준호 기자) 


구글지도에 AI와 증강현실(AR)을 적용해 보다 편리한 길찾기가 가능하도록 개선한 것도 이번 개발자회의의 주요 발표 중 하나다.

구글은 구글맵에 위성항법장치(GPS)와 자체 개발한 비주얼포지셔닝서비스(VPS)를 결합해 사용자의 정확한 위치를 파악하는 서비스를 시작한다. VPS는 카메라를 비추면 그것이 어떤 건물인지를 스스로 찾아내는 기술이다. 이 기술은 이미 구글렌즈에도 적용이 완료됐다.

구글이 지도서비스의 길찾기에서 고민했던 부분이 출발지점에서 사용자가 어느 방향으로 걸어야 목적지에 갈 수 있는지를 알기 어려웠다는 점이다. 사용자는 방향을 잡기 위해 지도와 실제 건물을 비교해야 하는 불편이 따랐다. VPS는 카메라에 건물을 비추기만 하면 그 위치를 알아내기 때문에 방향을 잡기가 쉬워진다는 게 구글의 설명이다.
 

구글이 AI를 기반으로 개발한 비주얼포지셔닝시스템(VPS). (사진=한준호 기자) 
 

한편, 피차이 CEO는 기조강연에서 "기술은 우리가 앞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돕는 촉진제 역할도 하지만, 그 점에만 초점을 둘 수는 없다"며 "기술을 사용하는 데 있어서 우리가 올바른 방향으로 갈 수 있게 해야 한다는 무거운 책임을 느끼고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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