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그룹 통합감독 파장 예상도] ③현대·기아차 과도한 내부거래 의존 '마이너스' 작용

2018-05-10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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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부거래 비율 롯데 다음 높아

자동차산업 위축땐 동반부진 늪

[사진=금융감독원, 각 금융사]


현대차금융그룹의 핵심 계열사인 현대캐피탈과 현대카드는 비금융계열사 현대‧기아차와 사업상 밀접한 연관이 있다. 내부거래 의존도가 다른 금융그룹보다 필연적으로 높기 때문이다. 이는 금융그룹 통합감독에서 마이너스 요소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다만 최근 대만 푸본생명이 현대라이프생명의 지분 과반수를 확보하게 된 것은 호재다. 현대라이프생명이 계열사에서 제외되면서 현대차금융그룹의 지주사 역할을 하는 현대커머셜의 손실흡수능력을 대폭 개선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아주경제가 금융감독 당국이 공개한 평가 기준에 따라 각 금융그룹의 통합 자본적정성을 추산한 결과 현대차금융그룹은 자본적정성 비율 188.88%를 기록했다. 다른 금융그룹에 비하면 비율이 낮은 수준이지만 최소필요자본의 90% 가까운 적격자본을 추가로 쌓았다는 의미로 정성적 평가에서 큰 문제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자본적정성 비율은 금융그룹 계열사 간 자본의 중복 이용을 제외한 순수 손실흡수능력을 평가하기 위해 산정된다. 중복계상자본을 차감한 계열사 전체 적격자본이 최소 필요 자본 대비 얼마나 많은지 나타내는 지표로, 최소 100%를 넘겨야 한다.

자기자본은 해당 금융관련법령에서 정한 자본적정성 기준에 따라 산출된 것을 의미한다. 최소필요자본 역시 각 금융관련법령에서 규정한 최소 보유해야할 자본을 뜻한다. 금융계열 출자액과 비금융계열 출자액은 각각 해당 금융사가 금융계열사와 비금융계열사의 지분을 얼마나 보유하고 있는지를 나타낸다. 적격자본은 자기자본에서 출자액을 차감한 금액이며, 이를 최소필요자본으로 나눠 각 자본적정성 비율을 산출한다.

 
◇ 현대캐피탈‧카드, 비금융계열사 의존도‧특정 산업 편중도 매우 심각
 
다만 현대차금융그룹은 다른 금융그룹보다 계열사 의존도와 특정 산업 편중도가 과다하다는 점이 눈에 띈다. 금융감독 당국은 비금융계열사의 부실이 금융계열사로 전이되는지, 특정 산업에 편중된 영업을 영위하고 있는지를 평가해 금융그룹 통합감독에 반영하겠다는 방침이다. 계열사 의존도나 특정 산업 편중도가 높을 경우 계열사의 경영위기나 산업의 침체가 발생하면 동반 위축될 수 있기 때문이다.
 
현대차금융그룹 주요 계열사 4곳의 내부거래 매출액은 5072억원으로 전체 매출액 7조2150억원 대비 7.03%에 해당된다. 롯데금융그룹(7.52%)을 제외하면 금융그룹 중 가장 높은 수준이다.

이외에도 현대차금융그룹은 비금융계열사와 사업상 연관이 많다. 핵심 계열사 현대캐피탈과 현대카드는 현대‧기아차와 연계한 자동차금융을 주력 사업으로 삼고 있다. 만약 현대‧기아차의 시장 지위가 흔들리거나, 자동차 산업 자체가 위축될 경우 동반 부진에 빠질 수 있다.

현대차투자증권도 지난 3월 말 기준 퇴직연금 적립금 중 80% 이상이 현대차그룹 계열사로부터 나왔다. 금융투자업계에서 계열사 의존도가 가장 높은 수준이다. 금융감독원은 지난달 개최한 '금융그룹 통합감독 관련 업계 간담회'를 통해 퇴직연금 계열사 밀어주기를 문제점으로 지적했다. 현대차그룹의 고민이 깊어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 현대라이프생명 곧 계열사서 제외…현대커머셜 손실흡수능력 개선

지난달 대만 푸본생명은 현대라이프생명 주주배정 유상증자에서 현대모비스가 참여하지 않아 발생한 실권주 전량을 인수키로 결정했다. 유상증자가 이대로 마무리되면 푸본생명이 현대라이프생명의 지분 62.1%를 보유하게 된다. 동시에 현대라이프생명이 현대차금융그룹에서 제외된다.

이 경우 현대차금융그룹의 지주사 역할을 하는 현대커머셜의 부담이 줄어들게 된다. 현대커머셜은 지난해 말 기준 현대카드 지분 24.5%(장부가 7463억원)와 현대라이프생명 지분 20.4%(675억원)를 보유하고 있다. 때문에 현대커머셜의 적격자본이 대거 차감돼 '마이너스(-)' 551억원을 기록했다. 손실흡수능력이 사실상 없다는 판정을 받게 되는 셈이다.

그러나 현대라이프생명이 현대차금융그룹 계열사에서 제외되면 출자액 675억원을 적격자본으로 인정받을 수 있다. 이 경우 현대커머셜의 적격자본이 플러스 수치인 125억원으로 개선된다. 동시에 금융그룹 전체의 자본적정성 비율도 190.73%로 1.85%포인트 개선되는 효과가 나타난다.

금융권 관계자는 "푸본생명이 현대라이프생명의 확고한 대주주로 올라서면서 현대차금융그룹의 부담이 줄어들게 됐다"며 "현대라이프생명이 그동안 자본확충 문제로 그룹을 힘들게 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잘 된 일"이라고 말했다.

 

[사진=금융감독원, 각 금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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