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은행들이 문재인 대통령의 '신(新)남방정책' 기조에 발맞춰 동남아시아 시장을 적극 노크하고 있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허인 KB국민은행장, 위성호 신한은행장, 함영주 KEB하나은행장, 이대훈 NH농협은행장, 김도진 IBK기업은행장 등은 최근 동남아 출장으로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이대훈 행장은 베트남에서 외국계 은행의 인허가를 담당하는 베트남중앙은행을 지난 8일 방문했다. 농협은행 하노이지점의 영업기금 증액과 지점 추가 개설에 대해 당국의 협조를 요청하고, 농협은행의 베트남 내 사업확장과 농업금융 발전을 위한 구상을 제안했다. 9일에는 미얀마를 찾아 농협파이낸스미얀마의 영업현장을 방문, 사업추진 상황을 점검하고 현지 임직원들과 소통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김도진 행장도 필리핀 방문기간 동안 거래처를 방문하고 현지 대학과 인재 교류 등을 위한 MOU를 체결하는 등 바쁜 일정을 소화했다.
손태승 우리은행장은 내부 일정 등으로 이번 ADB 연차총회에 참석하지 못했다. 하지만 이달말 싱가포르, 홍콩 등에서 해외 기업설명회(IR)를 열고 외국인 투자자를 만날 계획이다.
시중은행이 동남아에 집중하면서 김태영 은행연합회장의 발걸음도 빨라지고 있다. 국내은행의 해외진출을 효과적으로 지원하고 정부 정책에 동참할 수 있도록 민간 금융외교의 역할을 톡톡히 하기 위해서다.
김 회장의 첫 성과는 리스크 관리자격 시험이다. 인도네시아 근무를 위해서는 반드시 필요한 자격 시험이지만 지금까지는 인도네시아 내에서만 시험이 가능했다. 이로 인해 현지 파견 직원들은 업무에 곧바로 투입되지 못하는 불편함을 겪어야 했다. 이에 김 회장은 지난 3월 인도네시아은행연합회와 제휴, 인도네시아 금융업무 필수 자격증을 한국에서도 취득할 수 있도록 협의했다.
이에 대해 김우진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아세안 및 인도 지역을 중심으로 한 국내 은행들의 해외 진출은 향후 뚜렷한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이다"며 "아세안과 같이 개발도상국이 다수 포함된 지역의 경우 국가 간 경제협력, 국내기업과의 동반 진출, 인적교류, 금융협력 등이 우선되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