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o!] 인재와 성장기업 발굴에 푹 빠진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

2018-05-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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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새로운 안건으로 올라오는 성장기업을 분석하는 데 보내는 시간이 너무 즐거워 미칠 지경입니다.”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이 지난 2월 일본 도쿄에서 열린 실적발표 기자회견에서 운용자금 100조원 규모의 세계 최대 IT 투자 펀드 ‘소프트뱅크 비전 펀드’에 대한 질문을 받자 함박웃음을 지으며 이같이 대답했다. 펀드 자금을 투입할 성장기업을 선별하는 작업에 대부분의 시간을 할애하고 있다는 말도 덧붙였다.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 (사진제공=소프트뱅크) 


손 회장의 최근 관심사는 온통 성장기업과 인재 발굴에 쏠려 있다. 손 회장은 펀드 설립 후 성장기업 수십 곳에 평균 1조원씩 투자했다. 성장기업에 투자해 200조원 규모의 수익이 발생하자 펀드 규모를 더 키우겠다는 구상도 세우고 있다. 손 회장의 성장기업에 대한 관심은 본업인 이동통신 사업의 우선순위를 뒤로 밀어냈다. 

지난달 말 소프트뱅크 그룹 산하 미국 이동통신 4위 업체 스프린트와 3위 업체 T모바일이 돌연 합병계약을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손 회장이 2014년부터 세 번에 걸쳐 시도한 합병 안건이 5년 만에 성사된 것이다. 하지만 뚜껑을 열어보니 손 회장의 당초 목표와 다른 내용으로 계약이 체결돼 업계를 놀라게 했다. 계약서에는 손 회장이 주도권을 쥐는 방식이 아닌, 스프린트의 지분과 경영권을 넘겨주고 사외이사로 한 발 물러나는 내용이 적혀 있었다. 이를 두고 니혼게이자이신문 등 일본 매체들은 “손 회장의 이동통신사업에 대한 우선순위가 예전보다 떨어졌기 때문에 가능했던 계약”이라는 분석을 내놨다.

손 회장이 성장기업뿐만 아니라 인재 발굴에 몰두하는 모습도 곳곳에서 포착되고 있다. 일본 도쿄대 의학부에 재학 중인 미즈카미 소(水上颯·22)씨는 TV 퀴즈 프로그램에 출연해 우승한 뒤 손 회장으로부터 “만나고 싶다”는 연락을 받았다. 손 회장은 우연히 TV프로그램을 보다 발견한 미즈카미에 대해 “이 친구는 굉장한 것 같다. 꼭 만나보고 싶다”며 주변 사람들에게 이야기한 것으로 전해졌다.

며칠 후 소프트뱅크 본사 회장 접견실을 찾은 미즈카미에게 손 회장은 "왜 그렇게 퀴즈를 잘 푸느냐", "언제부터 머리가 좋아졌느냐"며 질문 공세를 퍼부었다. 손 회장은 이때 퀴즈왕 미즈카미에게 들었던 이야기를 토대로 인재육성 방안을 마련해 ‘손정의육영재단’의 방침으로 삼았다. 재단은 일본 전역에서 8~26세에 해당하는 젊은 인재 96명을 선정해 각종 지원사업을 펼친다. 미즈카미도 인재 96명에 포함됐다. 

손 회장은 재단이 선정한 인재 96명을 앞에 두고 “여러분은 인공지능(AI)이 인류의 지능을 초월하는 ‘싱귤래리티’가 일어나는 시대에 인류를 대표하게 될 가능성이 큰 지도자 후보”라고 치켜세웠다.

손 회장의 꿈은 펀드 투자를 통해 성장한 기업을 늘려 상승(常勝) 군단을 만드는 것이다. 상승 군단을 만들기 위해서는 기업도 중요하지만 기업을 이끌 인재도 필요하다. 손 회장은 "밤하늘에 빛나는 별처럼 수많은 루키들을 우리 팀으로 끌어와 성장기업의 메이저리그를 만들고 싶다"고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미국 타임지는 지난달 19일 발표한 ‘2018년 가장 영향력이 있는 100인’에 손 회장의 이름을 올렸다. 이름을 올린 일본인은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와 손정의 회장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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