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o!] "주한 미국대사 내정" 해리 해리스 태평양 사령관

2018-05-02 1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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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한 미국대사 내정자 해리 해리스 태평양사령부(PACOM) 사령관. [사진=도쿄 AP]


‘파이브 아이즈(Five Eyes)’는 상호 첩보동맹을 맺은 미국, 영국,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 5개국을 이르는 말이다. 냉전시대에는 소련의 도·감청과 정보 공유가 주목적이었다면, 이제는 긴밀한 공조 속에서 미국이 주도하는 세계 전략을 공유하는 운명 공동체로 통한다. 이들 국가에 투입되는 미국 대사의 위상과 선호도가 높은 것은 당연한 일이다.

지난달 24일(현지시간) 미국 상원 외교위원회에서는 해리 해리스 미 태평양사령관을 호주 주재 미국 대사로 임명하기 위한 인준 청문회가 열릴 예정이었다. 무난한 통과가 예상됐고 호주 정부도 해리스 사령관을 신임 대사로 맞이할 준비를 하고 있었다. 그러나 하루 전 미국 정부는 돌연 청문회 취소를 요구했다. 이는 해리스 사령관을 주한 대사로 재지명하기 위한 것이었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처음 보도했다.
미국 정부가 호주에 결례가 될 수도 있는 이 같은 결정을 내리게 된 것은 한반도 정세가 급변하는 가운데 주한 대사의 역할과 위상이 얼마나 중요해졌는지를 보여주는 대목이다. 호주 정부는 애써 이해한다고 밝혔지만, 미국 매체들 사이에서는 결례 정도가 아니라 최우방 호주에 "외교적 일격"을 가한 것이라는 우려가 나올 정도다. 

해리스 사령관을 주한 대사로 지명한 사람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전폭적인 신뢰를 등에 업고 북·미 정상회담 준비를 총괄하고 있는 마이크 폼페이오 신임 국무장관으로 알려졌다. 북핵을 용인하지 않겠다는 강한 원칙 위에서 미국의 외교 정책을 차질 없이 추진할 인물로 해리스 사령관을 낙점한 것이다.

해리스 사령관은 1956년 일본계 어머니와 주일 미군이던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난 지일파로 통하지만 한국과도 인연이 있다. 부친은 해군 항해사로 한국전에 참전했고, 전쟁 후에도 2년 동안 진해에서 한국 항해사들에게 선박 엔진과 관련한 기술을 가르쳤다. 

해리스 사령관의 전력을 고려할 때 역대 최강의 인사라는 평가도 과하지 않다. 해리스 사령관은 1978년 해군사관학교를 졸업한 뒤 전술장교, 해군 참모차장, 6함대사령관, 합참의장 보좌관, 태평양함대사령관 등을 거쳐 2015년 태평양사령관에 취임했다. 사막의 방패·폭풍작전, 아프가니스탄·이라크 침공작전 등 8개 작전 및 전쟁에 참전했다. 하버드대 케네디 행정대학원에서 행정학, 영국 옥스퍼드대에서 국제정치학, 미 조지타운대에서 안보학으로 3개의 석사학위를 따는 등 정치·외교에도 두루 정통한 인물로 꼽힌다.

해리스 사령관은 한·미·일 안보 공조의 중요성을 강조해 왔으며, 대중·대북 정책에는 강경파로 분류된다. 2016년 북한을 최대 위협으로 꼽았던 해리스 사령관은 올해 2월 하원 군사위원회 청문회에서 "앞으로 북한과 대화를 한다면 완전하고 입증할 수 있으며 불가역적인 한반도 비핵화를 달성하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국 매체들의 보도대로 해리스 사령관이 주한 대사로 지명되면 트럼프 행정부의 대북 정책 라인은 폼페이오 국무장관과 존 볼턴 백악관 NSC국가안보회의 보좌관까지 대북 강경파로 채워지게 된다. 북한의 비핵화 문제를 적당히 넘어가지 않겠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강력한 메시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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