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7일 남북정상회담의 성공적 개최로 한반도 평화 분위기가 무르익어가는 가운데, 중국이 이번 회담의 성사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대만 중시전자보(中時電子報)에 따르면 민간연구소인 차하얼(察哈尔)학회 덩위원(邓聿文) 연구원은 최근 미국의 소리(VOA)와의 인터뷰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남북 및 북·미정상회담 개최에 앞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을 만났다"며 "이는 한반도 핵 문제 해결에 있어 중국과 사전 의견 조율이 필수적이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덩 연구원은 최근 북한의 급진적인 태도 변화에는 중국과 미국의 역할이 매우 컸다고 치켜세웠다. 그는 “미국은 대규모 군사적 압박, 중국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 제재 동참을 통해 북한에 압력을 가했다”면서 “특히 북한 경제에 절대적인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으로 알려진 중국이 안보리 대북제재 결의를 충실히 이행한 점은 북한에 매우 치명적”이라고 설명했다.
그의 발언은 객관적으로도 납득이 되는 부분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7일(현지 시각) 남북 정상회담의 개최와 관련, 자신의 트위터에 “나의 좋은 친구인 시 주석이 북한과의 국경에서 미국에 큰 도움을 줬다는 것을 잊지 말아달라"며 "만약 그가 없었다면 (한반도 문제 해결은) 더 힘들고 긴 과정이 됐을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최근 미·중 무역 갈등이 본격화되면서 양국관계가 경색된 상황을 두고 덩 연구원은 “미국에 대항하는 새로운 전략으로 중국은 북한 카드를 꺼낼 준비를 하고 있다”며 “즉, 미국의 대(對)중 압박과 양국 간 무역 안보 갈등 해소하기 위해 한반도 비핵화 과정에서 주도적인 위치를 선점하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카드를 사용하기 위해 중국이 넘어야 할 산이 많다는 전망도 덧붙였다. 그는 남북 정상회담이 끝나고 문재인 대통령과 김 국무위원장이 서명한 '판문점 선언'에서 “남·북·미 3자 또는 남·북·미·중 4자회담 개최를 적극 추진해 나가기로 했다라는 문구에 중국을 주변화하려는 의도가 명백하다”고 언급했다.
이어 “비핵화 과정에서 북한은 중국이라는 든든한 후원군이 필요하므로 3자 회담이 이뤄질 가능성은 낮다”라며 중국이 포함된 `4자 회담`의 중요성을 재차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