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회담 랠리에 돈 건 외국인
2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27일까지 한 주 동안 2476.33에서 2492.40으로 0.65%(16.07포인트) 상승했다. 25일까지만 해도 미국발 악재로 사흘 연속 약세가 이어졌었다.
코스피는 남북 정상회담을 하루 앞둔 26일부터 이틀 만에 1.78%(43.59포인트) 뛰었다. 외국인이 지수를 끌어올렸다. 이틀 동안 3162억원어치 주식을 사들였다.
이에 비해 외국인은 25일까지 4거래일 누적으로 거의 2조원어치 주식을 팔았었다. 미국 국채(10년물) 금리가 4년 3개월 만에 3%를 돌파한 영향이 컸다.
그러나 주요 증권사는 부담스러운 금리 수준이 아니라고 말한다. 경기가 좋지 않으면 금리를 올릴 수 없다는 얘기다. 미국 국채 금리가 3%대 후반까지 올라도 큰 영향은 없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이재선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국채 금리 상승이 증시 변동성을 키웠지만, 하락폭은 제한적이었다"라며 "앞으로 외국인이 매수를 얼마나 늘리느냐에 따라 전환점이 만들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상재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가 가장 큰 호재"라며 "세계 증시가 조정을 받더라도 코스피는 하방경직성을 보일 것"이라고 전했다.
아직 성급하지만 남북 경제협력에 대한 기대감도 크다. 건설·시멘트 종목은 벌써 고공행진에 들어갔다.
이광수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인프라 투자는 남북 경협에서 핵심"이라며 "대표적인 프로젝트로 경의선 철도와 신경의선 고속도로, 서울·베이징 고속철도 사업을 꼽을 수 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 액면분할·미 재무 방중
대장주 삼성전자가 액면분할을 실시하고, 미국 스티브 므누신 재무장관이 중국을 방문하는 것도 눈여겨봐야 한다.
하나금융투자는 단기적인 코스피 예상범위 상단을 2530선으로 제시했다. 삼성전자가 액면분할로 거래정지에 들어가면 외국인 매도 공세를 피할 수 있다. 외국인은 최근 한 주 사이에만 삼성전자 주식을 40만주 가까이 팔아치웠다.
삼성전자 주식은 30일부터 3거래일 동안 거래를 정지한다. 5월 4일부터는 액면가를 50대 1로 쪼갠 새 주식을 매매할 수 있다. 삼성전자 주가(27일 종가 265만원)는 5만원대로 낮아진다.
액면분할로 외국인에서 개인 투자자로 손바뀜이 일어날 수 있다. 김병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에 대해 "2009년 이후 외국인 비중은 52~57%를 유지했다"라며 "액면분할로 주가가 뛴다면 외국인이 차익실현 기회로 삼을 공산이 크다"고 말했다.
미국 주요기업이 내놓을 실적에도 주목해야 한다. 애플은 5월 2일 1분기 실적을 발표한다. 전망이 밝지는 않다. 모건스탠리는 아이폰 판매량 예상치를 하향 조정했다.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통화정책회의도 같은 날 열린다. 다만 이번 회의에서는 기자회견이 없어 시장에 미칠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오는 3~4일에는 므누신 재무장관을 중심으로 꾸려진 미국 경제 사절단이 중국을 찾는다. 자동차 시장 개방 확대와 금융시장 자유화, 무역적자 축소를 비롯한 경제 현안이 협상 테이블에 오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병연 연구원은 "사절단이 매파 성향으로 구성돼 합의에 이르기 어려울 수 있다"라며 "다만 시진핑 중국 주석이 규제 완화를 선언한 만큼 무역분쟁이 심화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