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국채금리가 3%대에 진입하면서 시장에 부담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고조되고 있다. 이번 국채금리 인상이 국제원유 등 원자재 가격 상승에 따른 것인 만큼 인플레이션을 압박할 수 있다는 것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 CNBC 등 외신의 23일(이하 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10년물 미 국채금리는 전날 2.998%까지 치솟았다가 23일 오전 2.962% 부근까지 떨어진 상태다. 국채금리는 장중 최고 3.001%까지 치솟아 시장 관계자들을 불안하게 했다.
지난 1월에도 10년물 국채금리가 0.3%p 급등한 적이 있지만 이번에 우려가 높아진 것은 원자재 가격 급등에 따른 상승세라는 평가 때문이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NYMEX)의 6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마지막 거래일 대비 배럴당 0.24달러(0.4%) 높은 68.64달러에 마감하면서 70달러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런던 ICE 선물거래소의 6월물 브렌트유도 같은 시각 배럴당 1.03달러(1.39%) 오른 75.09달러 수준에서 움직이고 있다. 통상 유가가 오르면 수입물가 상승으로 이어져 인플레이션을 압박할 수 있다. 외국산 철강·알루미늄 제품에 대한 미국의 관세 조치로 인해 미국산 철강 가격이 오르고 있는 데다 향후 미국 국채 발행이 증가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것도 시장 불안을 부추기고 있다.
채권 금리 상승은 중앙은행의 금리인상 가능성과도 관련이 있다. CNBC 등에 따르면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기준금리를 연내 4차례 인상할 것이라는 관측에 무게가 실린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FF) 금리선물 시장은 올해 4차례 금리 인상 가능성을 39.3%로 내다봤다. 오는 6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를 0.25%p 인상할 가능성은 92.5% 반영한 것으로 나타났다.
CNN머니는 "10년 국채 금리는 자동차 대출과 주택 담보 대출 등 대출 상품과 연결되는 만큼 국채 금리 상승은 인플레이션 상승의 신호로 작용한다"며 "금리가 상승하면 기업들의 신규 차입 비용이 증가하고 기존 부채의 이자도 증가하는 만큼 주가에 부담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선라이프 인베스트먼트 매니지먼트의 투자전략그룹 상무인 덱 멀라키는 "이미 경기가 활황세를 보이는 상황에서 추가 부양을 하면 시장과 경제를 과열시킬 수 있다"며 "연준의 지속적인 기준금리 인상은 장기 국채 금리 상승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멀라키는 10년 만기 미 국채 금리가 내년까지 3.5% 수준을 보일 것이라는 관측을 내놨다고 CNN머니는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