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習近平) 주석의 공식 선언과 함께 하이난(海南)성 자유무역항 조성사업에 시동이 걸렸다. 국무원도 오는 2035년까지 하이난 자유무역항을 세계적 수준의 비즈니스 환경을 갖춘 개방 플랫폼으로 성장시킨다는 구체적인 목표를 제시했다.
시 주석이 13일 하이난 경제특구 조성 30주년 기념식에 참석해 "당 중앙이 하이난 자유무역실험구 조성을 결정했고 이를 지지한다"며 "단계적이고 안정적으로 중국 특색 자유무역항을 건설하겠다"고 공식적으로 선언한 데 이어 14일 중국 공산당 국무원이 '하이난 전면적 개혁개방 심화 지지를 위한 지도의견'의 세부적인 로드맵을 제시했다고 신경보(新京報)가 15일 보도했다.
시 주석이 지난 10일 보아오(博鰲)포럼 개막연설에서 하이난을 중국의 새로운 개혁·개방의 시험지로 삼겠다고 밝히고 일주일도 되지 않아 관련 사업에 본격적인 시동이 걸린 것으로 주목된다.
일단 현대화된 경제 시스템 구축을 위해 △공급 측 개혁 심화 △혁신 발전 전략 대대적 추진 △경제 시스템 개혁 △인프라 네트워크 형성과 스마트화 추진에 힘쓸 계획이다. 중국 정부는 투자펀드를 설립해 자금 지원도 나설 예정이다.
관영언론인 신화통신사 등 중국 언론은 "하이난 자유무역항이 세계에서 가장 개방된 지역으로 성장해 싱가포르, 홍콩처럼 번영할 수 있을 것"이라고 미래를 낙관했다.
관광업 발전을 위해 △국제관광 혁신 발전 △소비센터 조성 △관광소비 확대 △관광 서비스 수준 제고 등 정책을 시행할 예정이다. 구체적으로는 하이난성 출국시 세금환급제 도입 등으로 면세 혜택 범위를 확대, 면세액을 늘린다. 국제 크루즈 관광노선을 확대하고 의료관광시범구 지원 역량도 강화할 계획이다.
애니메이션, 게임, 디지털 콘텐츠 등 발전을 통해 전통 문화 소비의 업그레이드도 노린다. 하이난 자유무역시범구에 외자 엔터테인먼트 업체 설립 등도 허용한다. 주요 호텔에 당국의 승인을 받은 해외 TV 방송채널이 열리고 체육관광시범구 도약을 위해 체육센터 조성, 복권사업도 전개할 예정이다.
생태문명 건설에도 박차를 가할 방침이다. △생태문명 유지를 위한 제도 구축과 개선 △국토공간 개발·보호제 설립 △친환경 생산·생활방식의 보편화 등이 핵심 방향이다.
해양 생태환경을 지키기 위한 법적 역량을 강화하고 친환경 표준체계 구축, 친환경 상품 정부조달 제도 마련, 친환경발전시범구 조성 등에 나선다. 이산화탄소 배출 총량과 에너지 소모량 증가폭을 규제하고 환경오염 블랙리스트와 환경보호 신용평가제 등을 도입한다. 공유경제 모델을 기반으로 친환경 라이프 스타일을 일상화하고 비닐봉지, 플라스틱 식기 등의 생산과 사용, 판매를 단계적으로 금지할 계획이다.
글로벌 인재 유치에 주력해 성장 동력도 확보한다. △혁신형 인재 육성을 위한 시스템 구축 △개방형 인재유치 모델 확보 △ 고급·전문 인력풀 형성 △ 의료·교육 등 서비스 질 제고 등을 주요 정책 방향으로 제시했다.
철새형 인재를 잡는데 힘을 쏟을 예정으로 국내 규정을 바탕으로 이들이 하이난에서 겸직하고 이중 임금을 받을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국제 인재관리·개혁시범구를 조성하고 홍콩·마카오·대만의 기술인력의 하이난에서의 취업, 창업을 허용한다. 하이난 대학 내 유학생 규모도 확대할 계획이다.
전략적으로 중요한 지역인만큼 안보 수호에도 집중할 방침이다. △남중국해 주권 수호 강화 △대외 교류와 협력 강화 △군민융합 심층적 발전 도모 △지역 협력과 교류 확대 등에 집중한다.
'중국의 하와이'로 불리는 하이난은 아름답고 이국적인 자연환경으로 중국을 대표하는 관광지다. 또, 남중국해의 북서부에 위치해 있고 베트남, 필리핀 등과도 인접해 전략적으로 중요하다. 이에 잠수함 기지 등 각종 군사시설이 밀집해 있다.
총 면적 3만4300㎢, 지난해 지역총생산(GRDP)은 4462억 위안으로 중국 31개 성·시·자치구 중 28위에 그쳤다. 성장률은 7%로 22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