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ㆍ미 금리역전 지속 자본시장 영향은 미미

2018-04-12 2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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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동결해 한·미 금리역전이 더 이어지겠지만, 자본시장은 큰 영향을 받지 않을 것으로 점쳐진다.

12일 주요 증권사는 탄탄한 상장법인 실적을 근거로 이런 전망을 내놓았다. 대외적으로는 미·중 무역분쟁이 한풀 꺾인 점이 긍정적이다. 한반도가 평화 무드로 돌아선 점도 시장에 힘을 실어줄 수 있다.

코스피는 이날 0.06%(1.51포인트) 내린 2442.71을 기록했다. 한은이 금융통화위원회를 열어 기준금리를 연 1.50%로 동결했지만, 지수는 보합 수준을 지켰다. 시장 참여자는 기준금리 동결을 악재로 보지 않은 셈이다.

한때 자본유출을 경계하는 시각이 있었다. 하지만 우리나라 금리가 높더라도 돈은 빠져나갈 수 있다. 외환위기 때도 그랬다.

한은이 전날 내놓은 '3월 국제 금융·외환시장 동향'을 보면 외국인 자금은 우리나라 주식을 사기 위해 11억3000만 달러 순유입됐다. 도리어 한 달 만에 매수우위로 돌아선 것이다.

김형렬 교보증권 연구원은 "한·미 금리가 역전됐지만 원화 강세가 지속된다는 점이 이전과 다르다"라며 "높아진 원화가치가 금리 격차를 상쇄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정책금리 역전만으로 자본유출 가능성을 제기하는 것은 '공포팔이'일 뿐 논리적이지 않다"고 덧붙였다.

중장기적인 대비는 필요하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는 2020년까지 최대 8차례 금리를 올릴 것으로 점쳐진다. 한·미 금리역전이 장기화할 수 있다는 얘기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최근 들어온 자금은 우리 경제력을 생각할 때 그렇게 큰 규모는 아니다"라며 "외국인 채권투자도 중장기물 비중은 낮다"고 말했다. 그는 "단기자금은 시장 상황에 따라 곧바로 빠져나가 불안하지만, 아직 위험한 수준은 아니니 지켜보겠다"고 덧붙였다.

금리역전에도 불구하고 증시를 긍정적으로 전망할 이유는 더 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얼마 전 보아오포럼에서 자유무역주의를 지지했고, 미국도 여기에 화답했다. 이예신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미·중 무역 갈등이 점차 소강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다"고 전했다.

상장법인 예상실적도 좋아졌다. 금융정보업체인 에프앤가이드 자료를 보면 주요 코스피 상장법인 148곳이 거둔 1분기 영업이익 잠정치는 47조8847억원을 기록했다. 연초 예상치인 47조3491억원보다 1.13% 늘었다.

김형렬 연구원은 "한·미 금리역전에서 발생한 부담을 기업 이익 증가에 따른 수익률 상승이 만회하고 있다"고 말했다.

오태동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오는 27일 열릴 남북 정상회담과 5월 말에서 6월 초로 점쳐지는 북·미 정상회담으로 '코리아 디스카운트' 완화를 기대할 수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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