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은 지난해 11월 30일 열린 금통위에서 6년 5개월 만에 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한 이후 세 번 연속 금리를 동결했다.
이번 금통위에선 시장의 예상대로 기준금리가 동결됐다. 물가 상승률이 여전히 저조해 금리인상이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전년동월대비 1월 1.0%, 2월 1.4%, 3월 1.3%를 기록했다. 이는 한은이 목표로 한 소비자물가(1.7%)에 못 미친다.
원화 강세(원·달러 환율 하락) 기조도 부담이다. 원화 강세는 수입물가 하락을 의미한다. 이는 전체적인 물가 상승 압력을 낮출 가능성이 있다. 한은 연구 결과에 따르면 원·달러 환율이 10% 하락할 때 향후 1년 간 소비자물가는 약 0.3%포인트 낮아진다. 최근 환율은 1050원대에서 1070원대의 범위에서 움직이고 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원화 가세 영향력이 크게 작용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시장의 관심은 이날 11시 20분쯤 열리는 이 총재의 금통위 기자설명회에 쏠려 있다. 이 총재는 통화정책의 완화기조를 유지하되, 금리 인상은 신중히 하겠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이번에 이 총재가 어떤 시그널을 시장에 던질지가 관전 포인트다.
아울러 한은은 이번 금통위에서 지난 1월 발표했던 2018년 경제성장률(3.0%)과 물가상승률(1.7%) 전망치에 대한 수정 전망치를 내놓는다. 성장 전망이 긍정적이면 향후 금리인상에 힘을 실어주는 요인이 될 수 있다.
기자설명회에서는 금통위원들의 소수 의견 유무도 확인할 수 있다. 금통위원들의 소수의견은 향후 금리인상 횟수와 속도를 가늠할 수 있는 실마리가 된다.
이번에 만장일치로 금리가 동결되면 다음달 열리는 금통위에서도 금리가 동결될 가능성이 크다. 이렇게 되면 금리인상은 하반기 1차례가 유력하다. 반면, 금통위원 중 소수의견이 나오면 상반기와 하반기 두 차례 인상 여지가 있다고 시장에선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