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2년 설립돼 50세를 넘긴 신풍제약이 뒷걸음질 치고 있다. 2012년 2120억원의 매출액을 기록한 이후 2014년 한 차례 소폭 성장한 것을 제외하고 지난해까지 수년간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지난해 매출액은 1756억3800만원으로 5년 전인 2012년과 비교해 360억원 줄어들었다. 같은 기간 1220억원에서 2780억원까지 성장한 휴온스와 대조적이다. 이러한 부진 한 가운데에는 신풍제약 오너 2세 장원준 사장이 자리한다.
8일 업계에 따르면, 신풍제약은 고(故) 창업자 장용택 회장이 2016년 사망한 후 현재는 장 사장이 진두지휘하고 있다. 장 사장은 2004년 사내이사로 취임하는 등 일찌감치 경영에 합류해 경영승계를 준비해온 바 있다. 2006년에는 지분을 양도받아 대주주로도 올라서 사실상의 경영승계를 마쳤다.
분식회계 역시 기업윤리를 벗어나는 행위다. 혐의가 적발됐을 당시 신풍제약은 2009년과 2010년 실적 중 매출채권을 100억원 이상 과대계상했고, 의약품 판매대금을 리베이트에 사용한 후 이를 회계에 반영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되면서 대표 자리에서 물러나라는 얘기도 들어야했다.
결국 장 사장은 대표이사로 취임한지 2년 만인 2011년 5월 대표이사직에서 물러나는 수모를 겪었다. 그러나 이후에도 사실상 장 사장의 ‘말썽’은 계속됐다.
업계에 따르면 장 사장은 대표이사직에서 물러난 후에도 비공식적으로 사장 업무를 꾸준히 수행해왔던 것으로 전해진다. 2015년부터는 사업보고서에 다시 비등기이사 상근사장으로 이름을 올리고 있다.
이 사이에 신풍제약은 또다시 여러 차례 논란을 겪었다. 2013년에는 세무조사 과정에서 사용처가 불분명한 비자금 150억원을 조성해 불법리베이트 등에 사용한 것이 적발됐고, 조사당국에 넘겨진 관련자 명단에 포함된 일부 의사로부터 제기된 소송에서 패배하는 등 의료계와 갈등을 빚기까지 했다.
2015년에는 의약품 생산공장에 파견근로자를 고용했다가 정부 점검을 앞두고 해고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불법파견 논란도 일었다. 현행법상 제조업 직접생산은 파견이 금지돼있으며, 의약품은 인체 건강과 직결될 수 있어 공장 근로자에 대한 엄격한 관리가 더욱 요구된다. 하지만 신풍제약은 과태료 처분만 받았다.
이같은 논란 속에 신풍제약은 창업자 장 회장이 2008년 대표이사직을 내려놓은 후 2014년 전문경영인 유제만 현 대표이사가 취임할 때까지 6차례에 걸쳐 경영진 변동이 발생했다. 이 불안한 경영진 이면에는 매번 장 사장이 있었다.
유제만 대표이사가 3년 임기 만료 후 지난해 재선임에 성공했다는 점은 경영진 안정화 측면에서 긍정적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계속되는 매출액 부진은 그간 장 사장이 일으킨 온갖 ‘풍파’ 속에서 해결해야 할 난제로 남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