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트펫] 중간고사를 앞둔 고등학생들이 공부 시간까지 줄여가며 아기 진돗개의 주인을 찾아준 훈훈한 일이 있었습니다.
지난달 31일 학원 강사로 일하고 있는 슬기 씨는 학원에 다니는 학생들의 다급한 목소리에 밖으로 나갔다가 아기 진돗개 한 마리를 발견했습니다.
슬기 씨가 가르치는 학생들이 송파구의 한 아파트 단지를 지나가던 중 잔디밭에서 발견해 구조한 아이였는데요.
중간고사 기간이라 서둘러 수업을 들으러 가야 했지만 혼자 잔디밭에서 울고 있는 강아지의 모습에 발길이 떨어지지 않았다는 학생들.
고민 끝에 결국 강아지를 데리고 학원에 오게 됐습니다.
그새 '백구'라고 이름까지 지은 학생들은 시키지도 않았는데 서로 역할을 분담하여 깨끗한 물과 휴식을 취할 집을 준비했고, 아껴둔 용돈으로 강아지 통조림까지 사 먹이면서 정성껏 백구를 보살폈습니다.
혹시 강아지가 춥지는 않을까 학원 내 온도를 확인하고 걱정하는 학생들의 마음이 너무 예뻐 매몰차게 원래 있던 곳에 두고 오라는 말을 하지 못했다는 슬기 씨.
"여기가 대체 어디개?" |
사실 아이들이 백구를 선뜻 학원으로 데려온 이유는 슬기 씨가 유기견 2마리와 유기묘 2마리를 구조해 키우고 있다는 것을 알기 때문인데요.
학생들은 "선생님은 유기견을 좋아하니까 진짜 버려진 아이라면 백구도 사랑으로 키울 수 있다(?)"며 학원에서 키우자고 해 난감하기도 했다고 합니다.
"학원이라고?????? 나는 공부하기 싫은데……" |
하지만 그 말은 막연한 생각이었고, 아이들은 뒷일까지 깔끔하게 마무리했습니다.
학생들은 보호소에 전화를 걸어 상황을 설명했고 보호소와 논의 끝에 백구를 소방서에 인계했습니다. 소방서에서 시간을 번 것이죠.
그리고 다음날 단지 내에 강아지를 찾는다는 전단지를 보고 주인을 확인한 후 소방서에서 백구를 데리고 와 안전하게 주인의 품으로 돌려보냈습니다.
백구는 할머니께서 묶어 놓고 키우는 아이였는데 목줄이 풀려서 가출을 감행한 것으로 추정된다네요.
"형아들 누나들, 우리 할머니 찾아줘서 고맙습니다!" |
자칫하면 영영 주인을 잃을 뻔한 강아지를 구한 건 모두 어린 학생들의 예쁜 마음 덕분이었습니다.
시험기간이라 바쁜 와중에도 살뜰하게 강아지를 보살피며 주인을 찾아주려 이곳저곳 뛰어다닌 학생들은 어쩌면 시험 성적보다 더 소중한 걸 배우지 않았을까 싶네요.
슬기 씨는 "아이들이 백구를 보살피는 것도 기특했지만 가장 예뻤던 건 그새 정들었던 백구를 보내는 걸 아쉬워하면서도 백구가 아프거나 버려진 아이가 아니라는 사실에 다행이라며 안도하는 모습이었다"며 "따뜻한 마음을 가진 우리 아이들이 많이 칭찬받았으면 좋겠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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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연 기자 ksy616@inb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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