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스파라거스가 농식품 수출 효자로 떠오르고 있다. 당도‧경도가 우수한 국산 우량 품종이 일본시장에서 인기를 끌며 수출액이 2년 새 11배 급등했다. 선박을 이용한 수출길도 열려 국내 물량조절은 물론, 향후 대만‧호주 등 해외시장 개척도 기대된다.
◆50년간 재배해온 아스파라거스··· 우수품종 개발로 장밋빛 작물로
재배 농가에게 아스파라거스는 재배기술 정보가 부족하고, 병해충에 따른 낮은 생산성 문제를 해결하기 어려워 쉽지 않은 도전으로 여겨졌다. 유통체계가 확립되지 않았던 요인도 컸다.
답보 상태였던 아스파라거스 농가에 해결책이 제시된 건 최근이다. 강원도농업기술원은 2010년부터 아스파라거스를 수출 유망작목으로 선정, 3차례의 시험수출 등을 거쳐 수출사업화 모델을 개발했다.
우수품종 개발은 일본 소비자의 눈높이에 맞췄다. 일본의 아스파라거스 연간 소비량은 4만5000t에 달한다. 이 중 1000억원 규모인 3분의1을 수입에 의존한다.
기술원의 우수품종 개발과 함께 농촌진흥청은 지역특화기술개발사업 일환으로 아스파라거스 안정생산기술을 개발했다.
비가림재배 입경방법, 병해충 방지법 등 11건의 영농기술로 농가의 생산성은 기존보다 82.5%나 향상됐다.
품질이 우수하고 생산성이 높아지자, 농가의 아스파라거스 재배는 점차 늘어났다. 2010년 강원도에서 5.9ha에 불과하던 아스파라거스 재배면적은 지난해 37.4ha로 6배 이상 넓어졌다.
생산량 확대와 동시에 수출을 위한 준비작업도 병행됐다. 강원도는 ‘선박을 이용한 아스파라거스 수출체계 확립 및 수출 규격품 생산기술’을 마련, 이를 현장에 접목해 2.7t의 시험수출에 성공했다.
일본을 중심으로 수출길이 열리며 아스파라거스 수출은 크게 성장했다. 강원도 아스파라거스생산자연합회에 따르면, 아스파라거스 일본 수출량은 2015년 2.8t에서 이듬해 10.5t, 지난해 18t을 수출했다.
같은 기간 수출액은 1만1599달러에서 7만5391달러로, 이어 지난해 13만2858달러로 급증했다. 올해는 수출을 대만과 호주 등으로 확대, 연간 40t 이상 수출이 예상된다.
농진청 관계자는 “국내산 아스파라거스 수출이 본격화되는 4월 하순에서 5월 중순까지 멕시코산이 일본시장을 점유했다”며 “2015년 5월 일본 대형마트에 한국산 아스파라거스가 처음 진열된 지 하루 만에 멕시코산이 진열대에서 자취를 감췄다”고 말했다.
국산 아스파라거스는 멕시코산보다 신선하고 당도‧경도 등 품질이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또 신속한 유통경로와 규격화된 품질이 수출 성공요인으로 꼽힌다.
◆농가소득-내수시장 가격안정 ‘두 마리 토끼’ 잡았다
아스파라거스 육모기간은 3년이 넘게 걸린다. 또 암그루와 수그루로, 암수가 구별된다. 수그루가 상대적으로 수확량이 많다.
강원도농업기술원은 아스파라거스 재배확대의 걸림돌 중 하나인 3년 이상의 육모기간을 2년으로 줄인 우량종묘 생산기술을 개발했다.
또 수그루를 골라 재배하는 데 2~3년이 소요되는 기간을 1년으로 줄여 노동력과 시간을 크게 절약했다.
특히 기술원은 농가소득 향상과 수출 확대를 목표로, 수출이 유망한 작목을 발굴해 생산단지를 조성하고 수출시장 개척에 앞장서고 있다.
아스파라거스를 수출작목으로 육성하기 위해 수출에 적합한 우량 종묘를 보급, 전국 최대 생산단지 조성에 기여했다. 연간 18억5000만원 규모의 신규 재배농가 소득 창출과 수입대체 효과를 냈다.
국산 아스파라거스가 집중적으로 출하되는 시기에 가격이 하락하는 문제점도 해소했다. 매년 출하시기에 선박을 이용한 수출로 국내 물량을 조절, 내수시장 가격이 평년 대비 66%가량 상승해 농가의 소득 하락을 막았다.
과거 항공기를 이용해 수출할 당시에는 유통비가 과도하게 들고 수출량이 적었지만, 선박을 통한 수출로 이런 문제를 해결하는 동시에 농가 소득증대도 견인했다.
농진청 관계자는 “농가 소득향상에 기여하고, 수출 확대를 위해 국내외 유통망을 확보해 안정적인 판로를 확대해 가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