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CEO들이 자사주 매입에 적극 나서고 있다. 주가가 지지부진한 모습을 보이자 실적에 대한 자신감과 함께 기업가치를 높이겠다는 책임 경영 의지로 풀이된다.
1일 금융권에 따르면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은 지난달 28일 2171주를 장내 매수했다. 취임 후 처음이다. 취득 가격은 주당 4만4750원으로 약 1억원어치다. 이로써 조 회장이 보유한 주식은 총 1만2000주가 됐다.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 역시 자사주 매입으로 강력한 경영 의지를 내비치고 있다. 2014년 회장 선임 직후 5300주를 사들였고 이듬해 7월 4700주를 추가 매수했다. 회장 선임 절차를 밟고 있던 지난해 8월과 9월에도 4000주를 매입했다. 지난달 13일에도 자사주 1000주를 장내 매수하면서 총 1만5000주를 보유하게 됐다.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도 비슷한 모습이다. 김 회장은 2007년 3월 3만9375주를 신고한 이후 2008년 4000주, 2010년 2000주, 2013년 2000주, 2015년 3725주를 사들여 현재 5만1100주를 갖고 있다. 은행권 CEO 중 단연 가장 많은 주식수다. 다만, 2015년 이후에는 자사주를 추가 매수하고 있지 않다.
최고경영자의 자사주 매입은 주주들에게 책임 경영 의지를 보여 주는 좋은 수단이다. 특히 금융권이 채용비리, 각종 대출 규제, 지배구조 개선 등의 문제로 은행주가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 이때 투자자들에게 주가 부양 의지를 나타내는 강력한 메시지로 작용할 수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최근 은행주들이 글로벌 증시 하락 영향으로 본질가치 대비 과도하게 하락했다는 평가가 많다"며 "CEO들이 자사주를 매입함으로써 은행 실적에 대한 자신감과 주가 부양 의지를 피력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