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 칼럼] 손연기 한국지역정보개발원장 "경험 팔아 명품 되는 나라가 사람 중심 성장 이끈다"

2018-03-30 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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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연기 한국지역정보개발원장 


한마디로 쓰나미다. 수출 이야기다. 통상과 안보가 뒤섞인 정세를 구구절절하게 논하지 않아도 어려움을 직감할 수 있다. 높은 실업률과 저성장이 유지되는 불안한 미생의 굴레를 하루빨리 벗어나야 한다.

수출로 먹고사는 나라가 무역전쟁의 틈바구니에 서는 것은 생존의 문제다. 먹고사는 문제를 등한시하면 죽고사는 문제가 된다. 사람중심의 경제와 양극화 없는 성장도, 뭔가 돈을 벌어 나눌게 있어야 가능한 이야기다.
배 만들고 자동차 만드는 일은 신통치 않고, 반도체랑 스마트폰만 남았다. 메이드 인 코리아를 사주지 않고 높은 관세를 부과하는 나라가 나쁘고, 우리 일자리를 빼앗아 공장을 철수하는 무리들이 악당일 수는 없다.

이 세상에 공짜 점심이 없다는 당연한 이치는 PC방에 드나들며 게임 아이템을 거래하는 동네 초등학생도 아는 사실이다. 좌고우면(左顧右眄) 말고 이왕이면 좌우의 대립도 없이 수출회복에 사활을 걸어야 한다.

하루에도 몇 번씩 생존경쟁에 직면하는 동네 치킨집 사장님의 절실함을 깊이 새기고, 무언가를 내다 팔아야만 한다.

그리고 그 중에서 가능성이 있는 게 정보화 산업이다. 정보기술(IT)과 모바일 서비스는 실리콘밸리의 무수한 비즈니스처럼 다양하게 투자하며 건드려 볼 수 있다. 짧아지는 제품수명도 문제될 것이 없을 정도로, 시장 적응력이 빠르다.

특히 IT KOREA의 브랜드는 하루가 다르게 단일화되는 글로벌 시장에서 유용한 무기가 될 수 있다. 하지만 여전히 어떤 제품을 팔지는 애매하다. 그래서 우리는 경험을 팔아야 한다.

필자는 과거 정년이 보장된 안정된 교수직을 버리고, 18년간 정보문화 분야 공공기관장을 거쳐 전자지방정부와 스마트시티, 글로벌 교류를 추진하는 한국지역정보개발원에서 동료들과 함께했다. 이 때 외국인에게 경험을 파는 것의 가능성을 크게 느꼈다.

우리나라의 우수한 정보화 제품과 소프트웨어를 현지에서 경험하기 어려운 외국 공무원들을 직접 초청, 한류와 더불어 IT KOREA 제품과 전자정부 시스템을 체험하게 해 줬다.

그 가치는 강렬하고 무궁무진했다. 추후 그들이 자신의 조국에서 중요한 정책 결정자가 됐을 때를 상상해 보라. 그들은 주저 없이 코리아의 제품을 선택하게 될 것이다.

강남 신사동 가로수길의 애플 스토어에 가보면 여기가 제품을 파는 곳인지, 연인들 데이트 장소인지 구분하기 어렵다.

가구와 생활용품을 파는 스웨덴의 이케아(IKEA) 매장도 주민들이 모여 담소를 나누며 운동을 하고 식사를 하는 실내 공원을 방불케 한다.

이들은 물건을 파는 것이 아니다. 바로 경험을 팔고 있다. 이제는 경험이 브랜드가 되는 세상을 이해해야 한다. 

이런 측면에서 행정안전부는 국가정보화를 통해 이뤄낸 대국민 서비스 혁신 시스템을 전략적으로 해외에 알리고 있어 고무적이다.

우리의 전자정부 경험과 서비스, 정보보안 기술을 잠재적 수출국가에 전수, 우리 제품의 해외진출을 확대하고 민간기업의 수출 증대를 꾀하는 방식이다.

정부의 혁신사업 협력이 민간수출의 숨통을 틔우는 이런 모델이 확산돼야 한다.

무역장벽과 관세폭탄의 포화속에서 내수를 다지며 수출전쟁에서 싸워 이기기 위해서는 명확한 시대정신이 필요하다.

산업화 시대의 치열했던 성장통과 신화를 경제성장의 오마주로 이어가기 위해서는 더욱 잘 사는 나라가 되는 것만이 답이다.

이제 경험을 팔아 명품이 되고, 장인이 돼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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