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북·일 정상회담 타진"...일본, 북한 행보 변화에 자극 받았나

2018-03-29 1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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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사히 "北공산당 간부 교육 자료, '6월 북·일 정상회담' 언급"

"日, 북한 정상 외교 속 당분간 정상회담 집중할 듯"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왼쪽)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28일 중국 베이징 댜오위타위 국빈관 앞에서 포즈를 취하는 모습이 담긴 중국 국영 CCTV 화면. [AP·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방중 이후 한반도 정세에 대한 국제사회의 관심이 높아진 가운데 일본 정부가 북한과의 북·일 정상회담 성사 여부를 타진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6월 초 북·일 정상회담···일본 정부가 우회 제안"

아사히신문이 북한 소식통을 인용, 29일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북한 김정은 정권은 최근 노동당 간부들에게 배포한 정치 교육용 자료를 통해 "6월 초 평양에서 북·일 정상회담이 개최될 수 있다"는 내용을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이 북·일 정상회담에 대해 관심을 보인 것은 2011년 12월 권력 승계 이후 처음이다.

특히 "일본 정부가 최근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조총련)를 통해 북한 측에 북·일 정상회담 개최 의사를 타진했다"는 내용이 담겨 있는 것으로 알려져 그 배경에 관심이 모아진다. 그동안 일본 정부가 북핵 위기론을 강조하면서 대북 압박을 높여왔던 점에 비춰보면 이례적인 모습이기 때문이다.

일단 조총련 측은 일본 정부의 회담 제안설에 대해 부정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비즈니스 인사이더, CNBC 등 외신들은 남북 정상회담과 북·미 정상회담에 앞서 북·중 정상회담을 완료하는 등 정상 외교에 집중하는 북한과 같이 일본 정부가 자국 외교 전략을 바꿔야 한다고 판단한 것이라 평가하고 있다. 

실제로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다음달 17~19일 미국을 방문해 18일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개최하는 방침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28일 일본 총리관저 홈페이지를 통해서도 "(아베 총리가) 미·일 정상회담 이후 5월에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 6월에는 주요 7개국(G7) 정상들과의 정상회담을 통해 북한 핵·미사일 문제 등에 대해 논의할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북한, 경제적 지원 위해 일본과의 국교 정상화 필요"

​북·일 정상회담 시기를 6월로 본 것은 4월과 5월에 각각 예정돼 있는 남북 정상회담과 북·미 정상회담 등의 일정을 고려했기 때문인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이들 정상회담에 앞서 진행될 미·일 정상 회담에서 일본 정부가 외교적 돌파구를 마련할지 여부에도 관심이 모아진다.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북·일 정상회담이 성사된다면 2004년 이후 14년 만의 일이다. 양측은 2002년 9월과 2004년 5월 각각 정상회담을 개최했으나 일본인 납치 문제를 둘러싸고 관계가 냉각되면서 정상급 외교가 사실상 중단됐다.

신문은 다른 관계자를 인용해 "북한 언론이 최근 일본에 대한 비판을 반복하고 있다"며 "다만 안보 문제의 상대인 미국과 달리 일본에서는 대규모 경제지원을 바랄 수 있다는 점에서 교섭 조건을 부각시키고 있다"고 전했다. 북한이 일본과 국교를 정상화할 경우 최대 500억 달러(약 53조3000억원) 상당의 지원을 받을 수 있다는 기대가 깔려 있다는 설명이다. 

한편 북·일 정상회담 가능성이 언급된 자료에는 한국, 미국, 중국, 일본, 러시아 등 5개국에 대한 북한의 외교 방침을 설명하는 내용과 함께 김 위원장의 외교 수완을 극찬하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일본과 갈등을 빚고 있는 일본인 납치 문제와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 문제 등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방침이 담기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신문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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