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공상은행인터내셔널(工銀國際) 경제학자들이 미·중간 무역전쟁이 이제 시작일 뿐이라며 갈등이 계속 심화될 가능성이 상당하다고 내다봤다. 하지만 협상의 길로 갈 수 밖에 없다며 낙관의 끈도 놓치 않았다.
청스(程實) 연구부 주임을 필두로 한 왕위저(王宇哲), 첸즈쥔(錢智俊) 등 공상은행인터내셔널 소속 경제학자들이 이러한 예상과 함께 올 11월 양국간 무역 갈등이 최고조에 이를 수 있다고 전망했다고 봉황국제(鳳凰國際)iMarkets이 26일 보도했다. 이와 동시에 무역전쟁이 당분간 이어지더라도 중국 경제가 받는 타격이 가장 크지는 않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지난 23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 수입제품에 고율의 관세를 부과하는 내용의 공문에 서명하고 이에 중국이 보복을 선언하면서 미·중 무역전쟁의 서막이 올랐다.
양국의 무역갈등이 단기적으로 해결될 수 없지만 중국 경제로의 충격은 제한적일 것으로 판단했다. 금융시장이 요동칠 수 있으나 중국 경제에서의 비중은 크지 않아 성장률 0.1%~0.3%p 정도를 끌어내리는 수준에 그칠 것으로 봤다.
무역전쟁의 금융시장에 대한 충격은 지역과 자산 종류에 따라 다른 양상을 보일 것으로 보고 가장 큰 타격을 받게 될 시장이 중국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공상은행은 무역전쟁의 영향은 각 시장의 △ 무역 의존도 △ 금융 개방도 △ 시장 자유도 등에 따라 결정된다며 이를 기준으로 볼때 충격의 강도는 홍콩, 미국, 중국, 그리고 세계 시장 순으로 예상했다.
증시가 가장 큰 타격을 받고 채권시장은 중간, 환율은 각 통화별로 다른 양상을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달러 약세를 유발할 확율이 위안화 절하 가능성보다 높다고 분석하기도 했다. 실제로 최근 달러는 약세를 보이고 위안화는 소폭 조정 속 전반적인 강세를 이어가고 있다.
미국의 압박 속에서도 중국 내부의 경제구조 조정, 내수확대, 소비 업그레이드, 혁신 발전, 신(新)경제, 제조업·서비스업의 선진화 등에 속도가 붙어 경제 성장에 힘을 보탤 것이라고 강조했다.
시간은 걸리겠지만 양국이 결국 타협점을 찾으려 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중국과 미국은 세계적인 경제대국으로 상호 의존도가 매우 높다면서 갈등을 적절히 통제하지 못하면 양날의 검이 될 수 밖에 없음을 언급했다. 이에 양국이 모두 일정 선 이상의 대응에 나설 수 없다는 의견이다.
또, 미국이 무역전쟁에 나선 목적은 중국 대외개방 확대를 유도하고 특히 일부 산업의 수입제한을 철폐하기 위한 것이라며 결국 협상을 선택할 수 밖에 없다고 판단했다.
일단 대외적으로는 양국이 견고한 입장을 고수하며 계속 대립하는 양상이다. 26일(현지시간) 세계무역기구(WTO)에서도 관세부과의 근거인 미국의 '무역법 301조' 등을 둘러싸고 마찰을 빚었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에 따르면 장샹천(張向晨) WTO 주재 중국 대표이자 특명전권대사는 26일(현지시간) WTO 산하 상품거래위원회에서 "미국이 301조 무역법을 들어 중국에 취한 조치를 강력하게 반대한다"며 "미국의 일방적인 행보는 중국과 기타 회원국의 이익을 훼손하고 다자무역체제를 심각하게 흔드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미국의 일방주의는 WTO의 가치와 공존할 수 없다"면서 "미국이 WTO를 전복시키는 것을 막아야 한다. 망망대해에서 배가 뒤집히면 모두가 죽음의 위험을 피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