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5 청년일자리 대책] 또 추경…일자리 단기처방 효과 있을까

2018-03-15 1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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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양호한 세수 확보로 실탄 충분…골든타임 잡겠다”

지난해 일자리 추경도 효과 미미…구조적 문제 개선이 더 시급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3일 오후 정부세종청사 기획재정부 기자실에서 열린 출입기자간담회에서 “추경을 편성한다면 최대한 당겼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기획재정부 제공] 
 

정부가 청년일자리 대책의 재원 마련을 위해 추가경정예산(추경) 카드를 꺼내들었다. 지난해에 이어 두번째 일자리 추경이다. 정부는 일자리 대책이 좀처럼 효과를 거두지 못하자 극약처방으로 추경을 선택했다.

정부가 8개월 만에 추경카드를 다시 내민 것은 올해 국세수입이 예상보다 양호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기획재정부가 내놓은 월간 재정동향 3월호를 보면, 1월 국세수입은 36조6000억원에 이른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조7000억원(8.0%) 증가한 수치다.

통상적으로 정부가 추경을 편성할 때는 국채를 발행해 재정수요를 메우는 방식인데, 올해처럼 세수가 넉넉하면 추경 부담이 줄어든다. 실제 지난 2016년 추경 당시 9조8000억원 초과세수가 발생, 국채발행 없이 편성한 사례도 있다.

그러나 문재인 정부 들어 두번째 추경편성이 예상보다 빨리 왔다는 부분에 대해 바람직하지 않다는 지적이 높아지고 있다.

이미 지난해 편성한 추경도 이렇다 할 성과를 거두지 못했는데 8개월 만에 또다시 추경을 한다는 것 자체가 ‘단기처방’ 성격이 강하다는 것이다.

특히 이번 대책은 청년일자리를 늘리겠다는 부분이 핵심이다. 청년일자리 문제는 중소기업 기피현상 등 구조적인 문제가 크다. 단순히 금전적 지원으로 일자리가 늘어날 수 없다.

지난 5년간 4차례 단행한 추경 모두 단기부양 성격이 강하다. 이에 따라 정부가 내놓은 대책이 제대로 효과를 보지 못한다는 비판이 커질 전망이다.

정부는 4월에 추경 편성에 나선다는 생각이다. 지방선거 등 정치적 이슈가 있지만, 청년일자리 확대에 공감대를 형성할 것이라는 판단이다.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13일 기자간담회에서 “추경을 편성한다면 최대한 당겼으면 좋겠다”며 “빠른 시간에 사업을 집행해야 한다. 일련의 (추경)움직임은 정치 일정과 상관없다. 불확실성을 없애는 게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정부는 올해 4조원 규모 미니 추경 편성을 염두하고 있다. 선거로 인한 정치권 부담을 줄이고 빠른 집행을 하기 위한 방안인 셈이다. 김 부총리는 15일 오후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청년 일자리 대책' 관계부처 합동 브리핑에서 예상 추경 규모를 이같이 밝혔다.

김 부총리는 "오늘 공개한 주요 사업이 즉시 집행될 수 있도록 추경예산 편성에 신속히 나설 것이며 4월 초에 추경 예산안을 국회에 제출하겠다"며 "추경 예산안에 군산·통영 등 주요 산업 구조조정으로 어려움을 겪는 지역 지원 대책도 포함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전문가들은 이번 추경의 경우, 일자리에 집중해야 한다는 견해를 내비쳤다. 지난해 추경 역시 일자리를 강조했지만 복지확대 성격이 강했다는 부분을 지적한 것이다.

김동원 고려대 경제학과 초빙교수는 “지난해 추경은 일자리 창출보다 복지서비스 확대를 위한 성격이 강했다. 내용상 고용창출에 해당하는 예산은 2조2000억원이고, 일자리는 5만5000명이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추경을 통한 복지지출 확대는 단기적으로 낭비의 위험이 높을 뿐 아니라, 장기적으로 만성적 비효율성으로 재정 낭비를 초래할 위험이 크다”고 덧붙였다.

세수흐름에 대한 변수도 상존한다. 아직 상반기가 지나지 않은 시점에서 1~2개월 세수 흐름을 보고 추경을 편성한다는 자체가 도박과 같다는 비판이다. 한국경제는 미국 보호무역주의, 북한 리스크 등 대외변수가 여전하다.

민간경제연구소 관계자는 “지금은 양호한 흐름이지만 1년 내내 세수가 예상대로 걷히는 것은 아니다. 자칫 ‘세수펑크’가 나면 한국경제 전반에 치명타를 입을 수 있다”며 “조기 추경은 많은 위험요소를 동반한다. 확실한 효과가 없다면 조기 추경이 오히려 독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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