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 窓] '모디노믹스'의 진실

2018-03-15 11:35
  • 글자크기 설정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취임한 지 4년이 다가온다. 그는 행동하는 '급진적' 개혁가다. 13억 인구의 '거대한 코끼리' 인도를 이웃이자 경쟁국인 중국처럼 세계 경제의 '슈퍼 파워'로 도약시키는 것이 모디 총리의 꿈으로 알려져있다.  

화폐개혁을 전격 추진하고 주(州)마다 달라 복잡했던 세제를 통합하는 등 그의 강력한 '개혁 드라이브'는 내부적으로 경제적 혼란과 반발을 일으켰다. 하지만 인도를 '달리는 사자'로 변화시키기 위한 그의 열정은 전혀 식지 않는 모습이다.

2014년 5월 모디 총리 취임 이후 3년간 인도 경제는 7%를 상회하는 고속 성장률로 순항을 했다. 그러나 2016년 11월 검은 돈 근절을 이유로 시중 유통 현금의 86%를 차지하던 500루피와 1000루피 지폐 사용을 일시에 중지하고 신권으로 교체하는 화폐개혁을 단행하면서 소비와 투자가 크게 위축됐다. 지난해 2분기 성장률은 5.7%까지 곤두박질쳤다.

하지만 29개 주마다 달랐던 부가가치세 제도를 지난해 7월부터 상품서비스세(GST)로 통합하는 등 모디 정부의 과감한 개혁정책은 최근 서서히 자리를 잡고 있다. 이와 함께 고속 성장을 위한 엔진에 다시 시동이 걸리는 모습이다.

최근 발표한 인도의 지난해 4분기 성장률은 7.2%로 화폐개혁 이전인 2016년 3분기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는 같은 기간 중국의 성장률(6.8%)을 추월한 것이다. 이는 내년 총선 승리를 통해 연임을 노리는 모디에게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 분명하다.  

모디는 지난 1월 세계경제포럼(WEF)에서 개막 연설을 했다. 지난해 시진핑 국가주석이 개막식 기조연설을 한 데 이어 신흥대국에 '다보스 포럼' 개막 연설의 기회가 주어진 것은 의미가 크다. 그만큼 세계가 두 국가의 경제 성장과 정치적 영향력 확대를 주목하고 있는 것이다.

모디는 연설에서 "인도 경제규모를 2025년까지 5조 달러 규모로 키울 준비가 돼있다"며 장미빛 청사진을 제시했다. 7년 안에 지난해 경제 규모의 2배 넘게 키운다는 것이다. 구체적으로 모디의 꿈은 인도가 향후 연평균 8%대의 지속적인 성장을 통해 2030년 전후로 GDP 10조 달러, 1인당 소득 7500달러로 끌어 올리는 것이다.

지난해 중국의 GDP 규모는 82조7000억 위안으로 평균 환율로 계산하면 12조 달러를 넘어섰다. 인도의 5배 규모다. 지난 2015년에는 미국 다음으로 처음 10조 달러를 넘은 나라가 됐다.

세계 GDP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1980년 2%에서 작년 15% 수준으로 유로존 전체 경제규모와 맞먹는다. 이는 세계적으로 유례가 없는 최단시간 내 초고속 성장이다. 향후 인도가 중국의 전철을 밟으며 고속 성장세를 유지해 새로운 경제대국으로 부상할 지에 세계가 주목하고 있다. 

하지만 인도의 '5조 클럽', '10조 클럽' 가입 목표에도 불구하고 인도가 중국과의 경제규모 격차를 좁히는데는 상당한 시간이 걸리고 걸림돌도 많다는 지적이다. 가능성은 희박하지만 중국의 경제 성장이 둔화되거나 완전히 멈춘 상태에서 인도가 매년 10%씩 성장해도 2034년에야 겨우 중국을 뛰어넘을 수 있다.

모디 총리의 적극적인 '세일즈 외교'와 '디지털 인디아' 정책 등 국가 경제체질을 개선하기 위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인도가 중국을 따라잡기 쉽지 않다는 목소리가 큰 이유에는 두 나라 역사와 문화적 차이도 있다.

특히 강력한 공권력과 하나의 목소리를 가진 중국과 달리 개인적 성향이 강하고 각계 각층의 다양한 목소리가 거침없이 분출되는 인도에서는 중앙 정부가 힘을 발휘하기 어렵고 급속한 변화를 이루기가 쉽지 않다.

20세기 말 두 나라 모두 개방과 개혁 발전의 길로 나섰지만 현재 인도의 경제력이 중국에 크게 뒤진 가장 큰 이유기도 하다. 수 천년간 이어진 카스트 제도, 정치인들의 고질적인 부정부패 그리고 주(州)마다 서로 다른 제도와 관습 등은 인도 발전을 제약하는 굴레였다.

중국은 국가 주도의 일사불란한 경제발전 드라이브를 바탕으로 ‘메이드 인 차이나'를 전 세계로 확대하며 글로벌 경제의 중심축이 됐다. 하지만 모디 총리가 표방한 '메이크 인 인디아(Make in India)' 정책이 성공하려면 그의 정책에 대한 내부 반발을 최소화 할 수 있어야 한다.  

인도에서는 '일방주의'가 잘 통하지 않는다. 화폐개혁이라는 '깜짝쇼'는 말도 많고 탈도 많았다. 그 부작용과 혼란이 수습되는데도 상당한 시간이 걸렸다. 모디 총리의 경제정책인 '모디노믹스'에는 인도를 변화시킬 좋은 정책과 아이디어가 많다. 문제는 집행이다. 일방통행식 추진을 지양하고 외부의 목소리에도 귀를 기울여야 한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공유하기
닫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
언어선택
  • 중국어
  • 영어
  • 일본어
  • 베트남어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