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의 대북 특별사절 대표단으로 지난 5∼6일 평양을 방문해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을 면담한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은 13일부터 이틀간 러시아를 방문, 방북·방미 결과를 설명한다.
다만, 정 실장이 러시아에서 누구와 만날지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오는 18일 대선을 앞두고 있어 정 실장과 면담 일정을 잡기가 쉽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서훈 국정원장은 남관표 청와대 국가안보실 2차장과 12일부터 1박2일간 일본을 방문해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를 만나 남북, 북·미 정상회담 추진 상황을 설명했다.
아베 총리는 "앞으로 한국과 확실히 공조해 나가겠다"며 "한·미·일이 협력해서 북한 핵·미사일과 납치 문제의 해결을 위해 전력을 다하자"고 덧붙였다.
이에 서 원장은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직접 비핵화의 의지를 밝힌 것은 대단히 의미가 있다"며 "평창 올림픽을 계기로 시작된 한반도 평화의 물결이 좋은 흐름으로 이어지려면 한·일 간 협력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는 문재인 대통령의 뜻을 전한다"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 한반도 비핵화 문제와 미사일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한·일 두 정상 간 의지의 결합과 긴밀한 협력이 중요하다"면서 "이런 흐름은 아베 총리와 미국의 펜스 부통령이 평창올림픽 개막식에 참석하는 좋은 분위기에서 시작됐다"고 설명했다.
서 원장은 아베 총리와 만난 뒤 기자들에게 "아베 총리가 최근에 이룩한 남북관계의 진전,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변화의 움직임과 관련해서 문재인 대통령의 리더십에 경의를 표한다고 말했다"며 "앞으로 남북 정상회담과 이어서 있을 미·북 정상회담이 성공적으로 이뤄질 수 있도록 모든 협력과 협조를 함께하겠다고 말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은 12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 주석을 만나 남북, 북·미 대화에 대한 중국 측의 지지를 재확인했다.
시 주석이 양회(兩會·전국인민대표대회와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로 정신없이 바쁜 가운데 일부러 시간을 내서 외국 사절을 만난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게다가 정 실장이 방중 첫날 중국 외교의 실무사령탑에서 최고지도자인 양제츠 외교 담당 국무위원과 왕이(王毅) 외교부장, 그리고 시 주석까지 만날 수 있었던 것도 이례적이다.
이 자리에서 남북 및 북·미 정상회담에 대한 지지를 표명하면서도 한국 등 유관국들이 중국이 제기한 쌍궤병행(雙軌竝行·한반도 비핵화 프로세스와 북·미 평화협정 협상)에 다른 제의를 결합해 한반도 문제 해결을 추진하길 바란다는 중국의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