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게임업계가 기존 '원톱 체제'에서 '투톱 체제'로 변화를 꾀하고 있다. 새로운 진용 구축을 통해 경영의 전문성을 강화하는 동시에 급변하는 대외환경에 적극 대응해 나가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1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넷마블, 카카오게임즈, 와이디온라인, 조이시티 등 주요 게임사들이 각자 대표 체제로 전환해 새로운 활로를 모색 중이다. 이들 회사는 두 명의 수장을 통해 각각 게임 '개발·투자'라는 부문별 경영 전문성을 확보하겠다는 복안이다.
올해 상장을 앞둔 카카오게임즈도 일찌감치 남궁훈·조계현 각자 대표 체제로 공격적인 행보를 펼치고 있다. 남궁훈 대표는 국내외 모바일 사업과 VR 등 신사업을 통한 경영 전반을 담당하고, 조계현 대표는 국내외 PC 온라인 게임 서비스를 맡고 있다. 카카오게임즈는 올해 지식재산권(IP)을 활용한 VR게임 '화이트데이: 담력시험' 등을 개발 중이며, 카카오VX에서 준비 중인 인공지능(AI) 서비스들을 선보일 계획이다.
와이디온라인도 김남규·변종섭 투톱 체제로 경영 효율화 및 신사업 강화를 꾀하겠다는 방침이다. 이들 대표는 기존 게임 사업의 안정화와 함께 신재생에너지, 태양광발전소 등의 신규 사업을 통해 부진했던 실적 개선의 구원투수로 나설 것으로 보인다. 또 4차 산업혁명의 핵심 기술로 떠오르고 있는 블록체인 기술을 기반으로 한 새로운 플랫폼 개발에 나설 예정이다.
조이시티는 박영호 전 네시삼십삼분 대표를 조성원 대표와 함께 각자 대표로 선임했다. 조성원 대표는 그동안 진행해오던 게임 개발 및 사업 부문을 총괄하고, 박영호 대표는 신규 투자와 글로벌 전략 부문을 총괄할 예정이다. 조이시티는 각자 대표 체제를 통해 조직 및 경영효율성을 제고하고,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글로벌 게임시장에서 적극 대응해 나가겠다는 구상이다.
업계 관계자는 "각자 대표 체제를 통해 기존 1인 체제가 지니던 경영 한계를 극복하고, 부문 간 신속한 의사결정과 집행이 이뤄질 수 있다"면서 "조직 및 경영 효율성을 높여 글로벌 기업 경쟁력을 한 단계 더 끌어올리겠다는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