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생을 고향에서 보내고 싶다”는 용인출신 ‘3대 독립운동가’인 오희옥(92.여) 지사의 고향집 마련이 마침내 실현됐다.
용인시는 처인구 원삼면 죽능리 527-5번지에 오 지사가 거처할 주택을 착공 6개월만에 완공해 1일 준공식을 가졌다고 밝혔다. ‘독립유공자의 집’이라고 명명된 이 주택은 대지 438㎡에 방 2개와 거실 주방을 갖춘 1층 단독주택으로 지어졌다.
‘오희옥 지사 고향정착 프로젝트’는 지난해 3월, 당시 수원의 보훈아파트에서 살고 있는 오지사가 한 언론과 인터뷰에서 여생을 고향인 용인에서 살고 싶다는 희망을 밝히자 용인시민들이 집 마련을 위해 팔을 걷어붙인 것이다.
우선 주택 건립을 위해 오 지사의 집안인 해주오씨 종중에서 고향인 원삼면 죽능리에 집터를 무상으로 제공했다. 시 공무원들도 가세해 건축비로 2133만원의 성금을 모아 전달했다. 용인독립운동기념사업회와 원삼면기관단체장협의회에서도 각각 100만원, 500만원을 후원했다. 지역 기업들도 힘을 보태 건축설계와 골조공사, 토목설계와 시공, 조경, 붙박이장과 거실장 등을 무료로 재능기부했다. 텔레비전 등 가전제품과 소파‧식탁 등 생활물품도 기부가 들어왔다.
정찬민 시장은 “독립운동가를 기리는 한마음 한뜻으로 주택건립에 힘을 모아준 각계각층의 용인시민들이 자랑스럽고 고맙다”며 “오지사께서 고향에서 즐겁고 편안한 여생을 보내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오 지사는 “좋은 집을 지어줘서 고맙다”며 “나라 사랑에 몸 바친 선열들을 기억하고 존중하는 보훈문화가 뿌리내리도록 지역과 국가사랑에 더 노력하고 싶다”고 했다. 오 지사는 수원보훈아파트와 용인 독립유공자의 집에 번갈아 머물 예정이다.
오희옥 지사는 할아버지인 오인수 의병장(1867~1935)이 일제시대 한일늑약이 체결되자 의병으로 투신해 용인과 안성 등지에서 활약했으며, 만주로 건너가 독립운동을 펼쳤다. 아버지 오광선 장군(1896~1967)도 일제 강점기 만주로 건너가 신흥무관학교를 졸업하고 대한독립군단 중대장, 광복군 장군으로 활약했다. 오 지사는 언니인 오희영 지사(1925~1969)와 함께 13살 나이에 중국 류저우에서 한국광복진선청년공작대에 입대해 일본군의 정보수집과 일본군내 한국인 사병을 탈출시키는 역할을 도왔다. 이런 공로를 인정받아 1990년 건국훈장 애국장을 받았다. 현재까지 생존한 여성독립운동가는 민영주 유순희 오희옥 지사 3명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