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JTBC 뉴스룸 방송 캡쳐]
엄지영 씨는 27일 JTBC 뉴스룸과의 인터뷰에서 2003년 오디션을 앞두고 오씨에게 연기 조언을 구했다가 성추행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엄씨는 오달수가 "얼굴이 팔려 있으니까 부끄럽다. 여기서 이야기하는 것 자체가 부끄럽다"며 서울의 한 모텔로 데려가 성추행했다고 밝혔다. 그는 오달수가 화장실까지 따라왔고 '몸이 안 좋다'며 거부해 더 험한 상황을 피했다고 덧붙였다.
이어 엄지영 씨는 손석희 앵커와의 생방송 인터뷰를 가졌다. 관련 리포트 후 손석희 앵커는 “그냥 피해내용만 전해드리는 것보다는 이 분이 왜 이렇게 어렵게라도 나서게 됐는가를 함께 공유하는 것이 의미가 있다고 판단을 했다”고 말했다.
연극배우이자 입시학원에서 연극영화과를 지망하는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는 엄지영 씨는 "아이들이 ‘연영과 가서 열심히 하겠다’고 문자를 보냈는데. 열심히 해서 연영과에 가고 현장서 연극을 하면서 나와 같은 일을 당할까봐 그게 너무 싫었다. 나 역시 이름을 공개 안하면 없었던 일이 될 것 같았다“고 말했다.
오달수의 성폭력 의혹은 지난 15일 연극연출가 이윤택 관련 기사의 댓글을 통해 처음 불거졌다. 오달수는 연희단거리패에서 활동하던 1990년대 자신에게 성추행을 당했다는 누리꾼의 주장을 전날 부인했다.
오달수는 26일 오전 보도자료를 내고 "30년 전, 20대 초반으로 돌아가 차분히 스스로를 돌이켜 보았지만, 그런 행동을 한 적이 없다"며 "저를 둘러싸고 제기된 주장은 결코 사실이 아니다. 그런 행동은 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엄지영 씨는 “처음에 성추행을 폭로한 댓글을 보고 나도 말할 수 있는 기회가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이후 그분이 마녀사냥을 당하고 댓글을 내렸다. 나는 오달수씨가 사과를 할 줄 알았다. 기다렸는데 사과는 커녕 그 분이 실명을 공개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없었던 일처럼 말하는 게 용서가 안 됐다”며 힘겹게 말을 이어갔다.
주위의 만류를 뿌리치고 어렵게 인터뷰에 응한 엄지영 씨는 “연희단 거리패에 있던 사람들과 공연과 연습을 같이 하면서 들은 이야기가 많다. 더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미안하고 힘들겠지만 더 나와 주셨으면 좋겠다. 그래서 오달수 씨가 ‘내 기억에 없고, 증거가 없고, 그러니까 없었던 일이야’라고 하는 것을 막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무고죄에 관한 질문에 엄지영 씨는 “걱정된다. 말 그대로 ‘천만 요정’이다. ‘내 말을 믿을까 아니면 저 사람 말을 믿을까’ 처음에 고민했다”며 “무고죄로 걸면 걸라고 해라. 저는 진짜로 있었던 일이고, 증거는 댈 수 없지만 저한테 있었던 사실이다. 그 사람이 저한테 사과 안하고 미안한 마음 안 가진다 하더라도, 지금 이걸 보고 있는 사람은 알 것이다. 저 사람이 뭐하려고 얼굴 공개하고 이름 공개하면서 ‘내가 그런 일을 당했다’고 무대에 서는 배우가 이야기 하겠는가?”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엄지영 씨는 “제 이야기 들어주셔서 감사합니다”며 어려운 인터뷰를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