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등충에서 조선인 위안부가 학살된 모습이 담긴 사진.[출처=서울시‧서울대 인권센터]
아시아‧태평양전쟁 패전 직전인 1944년 9월 일본군의 조선인 위안부에 대한 학살이 이뤄진 사실이 처음 확인됐다. 그동안 일본군이 위안부를 마구 죽였다는 증언 등은 있었지만 그 현장이 촬영된 영상 공개는 최초다.
서울시가 3·1절 99주년을 기념해 27일 열린 한‧중‧일 '일본군 위안부 국제컨퍼런스'에서 일본군이 조선인 위안부를 학살했음을 보여주는 영상을 공개했다. 70여년 만에 세상으로 나온 것이다.
중국 운남성 등충성 안밖의 장소로 추정되는 영상에는 조선인 위안부들이 일본군에 의해 살해당한 후 버려진 참혹한 모습이 담겼다. 주변으로는 시신을 매장하러 온 것으로 보이는 중국군 병사 2~3명의 모습도 찍혔다. 연합군 164통신대 사진중대 B파견대의 볼드윈(Baldwin) 병사가 1944년 9월 15일 촬영한 것이다.
또 당시 미‧중 연합군(Y군)이 일본군의 조선인 위안부 학살을 인지했음을 알 수 있는 연합군 보고문서도 함께 전해졌다. Y군 제54군이 14일 18시55분에 보고한 정보문서 'G-3 Daily Diary Sept 15, 1944'를 보면, 등충이 함락되기 전인 9월 "13일 밤 일본군은 성 안에 있는 조선인 여성 30명을 총살했다.(Night of the 13th the Japs shot 30 Korean girls in the city)"고 정확히 기록하고 있다.
박원순 시장은 "나라를 잃고 힘이 없는 조국에서 여성, 소녀들이 어떤 고통을 겪었는지 너무나 가슴 아픈 현실을 우린 직시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서울시가 할 수 있는 모든 역량과 자원을 집중해 역사를 기억하고 바로 세우는데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한편 시는 서울대 연구팀과 손잡고 2016년부터 일본군 위안부의 체계적 기록물 발굴‧관리에 나서고 있다. 작년 7월 조선인 위안부를 실제 촬영한 흑백영상을 세계 첫 발굴‧공개하고, 그간 증언으로만 있던 남태평양 트럭섬의 조선인 위안부 26명의 존재를 확인시켰다.

중국 병사가 시체 양말을 벗기는 모습의 영상.[출처=서울시‧서울대 인권센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