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 = 배석규 칼럼니스트]

[사진 = 강희제]
▶ 맑고 투명한 타미르강

[사진 = 타미르강]

[사진 = 초원의 유목촌]

[사진 = '맑은 타미르강' 표지]
▶ 할하 좌익 타미르에서 참패
이 타미르강이 흘러가는 주변의 타미르 지역은 준가르에서 항가이산을 넘어 몽골 고원으로 들어온 갈단의 군대가 할하 좌익의 투시에트 칸 군대와 처음으로 마주친 곳이다.
넓은 초원에서 마주친 두 세력의 첫 대결은 준가르 군의 압승으로 끝났다. 5천 명의 병사로 맞선 할하군은 참담한 패배를 당하고 겨우 백 명 남짓만 살아서 달아났다. 패배한 할하의 투시에트 칸 차궁도르지는 동쪽으로 달아났다.
▶ 청나라로 달아난 쳅춘담바
갈단은 여기서 준가르군을 둘로 갈라서 할하 지역을 유린하기 시작했다. 갈단이 이끄는 군대는 몽골 고원 중앙의 툴강을 건너 동부의 케를렌강 너머까지 진격했다. 갈단의 다른 부대는 공격의 목표를 과거 몽골 제국의 수도 카라코룸으로 잡았다. 갈단이 특별히 카라코룸을 공격대상으로 삼은 데는 두 가지 이유가 있었다.

[사진 = 에르데니 주 사원]
또 다른 하나는 과거 몽골제국의 수도를 장악함으로써 자신이 전 몽골민족의 지도자가 됐다는 것을 상징적으로 보여주기 위한 것이었다. 갈단의 군대가 내습했다는 소식을 들은 젭춘담바는 일단 동쪽으로 피신했다가 결국 내몽골 지역으로 달아나 청나라 강희제에게 보호를 요청했다.
과거 대원제국의 여름수도였던 상도에서 강희제를 처음 만난 젭춘담바는 강희제에게 매료돼 이후 오랫동안 함께 지내면서 가까운 사이가 된다.
▶ 할하 좌익, 청나라에 보호 요청

[사진 = 돌룬노르(상도)]
그들은 후흐호트로 피신했다가 청나라 강희제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이미 동생 젭춘담바가 강희제의 보호아래 있는 상황이라 투시에트 칸은 쉽게 강희제로부터 피신처를 제공받았다. 이후 내몽골로 향하는 할하의 망명인들이 이어져 수십만 명이 청나라의 보호막아래 새 삶의 터전을 마련했다.
강희제는 중국 본토에서 곡물을 실어와 이들을 구제해준 데 이어 막남 몽골의 목초지와 함께 가축까지 이들에게 나눠줬다. 이는 강희제가 갈단보다 상대적으로 더 자비롭다는 평판을 얻기 위한 조치로 볼 수 있다. 즉 대외선전 효과를 노린 측면이 강했다. 강희제 특히 이를 바탕으로 티베트 라마들에게 공을 들여 티베트 불교의 교파가 몽골족 지지에서 만주족 지지로 돌아서도록 흐름을 만들어 나갔다.

[사진 = 고비사막]
▶ 갈단, 투시에트 칸 형제 인도 요청

[사진 = 강희제에게 신종하는 몽골인]
게다가 그들을 넘겨줄 경우 이미 청나라의 지배아래 있는 막남 몽골인들의 믿음을 저버리는 결과도 가져올 수 있었다. 그래서 강희제는 갈단과 투시에트 칸을 화해시켜 문제를 원만히 해결하려고 시도했다. 하지만 갈단은 이 같은 청나라의 요청을 들으려 하지 않았다.
▶ 불가피해진 준가르와 청 대결

[사진 = 보이르 호수]

[사진 = 케룰렌강]
갈단군은 대흥안령산맥의 서쪽 지역에서 청나라의 장수가 지휘하는 할하 몽골인 군대를 격파하고 달아나는 그들을 쫓아 남쪽으로 내려갔다. 강희제는 새롭게 떠오른 몽골 제국이 청나라의 코앞에서 일어서는 것만 해도 부담스러운데 내몽골 지역까지 밀고 내려오자 그냥 있을 수 없었다. 준가르와 청나라의 대결이 불가피한 수순이 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