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상거래 시장 급팽창과 함께 택배업계도 빠른 성장흐름을 보이면서 택배 공룡 순펑택배도 상승세를 탔다. 지난해 2월 24일 선전증권거래소에 데뷔하며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도 받았다. 하지만 상장 1년을 앞둔 현재 증시 투자자의 총애는 잃은 것으로 보인다고 중국투자자문망(中國投資咨詢網)이 월스트리트저널(WSJ) 보도를 인용해 지적했다.
지난해 상반기 순펑택배의 매출은 전년 동기대비 23.28% 급증한 321억6100만 위안을 기록했고 순이익도 7.47% 늘어난 18억8400만 위안에 달했다. 상반기 택배물량과 월별 액티브 유저도 전년 동비 20% 이상의 증가율을 보였다. 대형화물운송, 콜드체인, 국제물류, 도시간 배송 등에서 비약적인 성장을 이뤘다는 평가다.
하지만 최근 순펑택배의 주가 흐름은 예사롭지 않다. 훌륭한 실적과 성과에도 불구하고 투자자의 선택을 받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지난해 11월 60위안을 웃돌았던 주가는 최근 40위안대로 떨어졌다. 춘제(春節, 음력설) 시작 전 마지막 거래일인 13일 마감가는 47.03위안으로 시총은 2075억7000만 위안에 그쳤다. 지난해 상장 직후 70위안까지 주가가 치솟았던 당시와 비교하면 무려 30%나 감소한 수준이다.
실제로 올해 1월 순펑의 매출은 73억4000만 위안으로 전년 동기대비 24.39% 증가에 그쳤지만 윈다의 1월 매출은 9억7500만 위안으로 118.12% 폭발적으로 늘었다. 선퉁택배는 12억3500만 위안으로 82.72% 급증했다.
새로운 경쟁자도 등장했다. 기존의 '3퉁1다(3通1達, 선퉁·위안퉁·중퉁·윈다)' 외에 중국 대표 전자상거래업체인 알리바바, 징둥상청(JD닷컴) 등이 물류시장 세력 확장에 나선 상태다.
특히 징둥이 공격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신문은 지난해 류창둥(劉强東) 회장이 중국중앙(CC)TV와의 인터뷰에서 "앞으로 중국 대표 물류업체는 순펑과 징둥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고 소개했다. 순펑택배의 실력을 높게 평가하는 동시에 도전장을 내민 셈이다.
앞서 1월에는 징둥상청 산하 징둥물류의 개별 기업공개(IPO)가 예고됐고 지난 14일에는 국유기업인 초상국그룹 외에 텐센트, 중국인수보험 등 다수 기관으로부터 25억 달러를 확보하며 시리즈 A 투자 유치를 성공리에 마쳤다. 징둥물류의 시장가치는 134억 달러로 뛰었다.
이 외에 순펑의 최근 동향은 창업자인 왕웨이(王衛)의 성향과도 연관이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적했다. 신실한 불교신자인 왕 창업자는 사적인 이익에 큰 관심이 없고 몸을 낮춰왔는데 이에 따라 순펑이 공격적 행보를 보이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제일재경일보(第一財經日報)는 왕 회장이 지난해 사내 연차총회에서 "지난 몇 년간 상당한 경영압박에 시달리며 원칙과 신념이 흔들리기도 했다"면서 "우리가 보여줘야 할 것은 몇 대의 비행기를 보유하고 시장 점유율이 얼마인지, 많은 돈을 벌었는지가 아니며 실제로 나는 이러한 것에 조금도 관심이 없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사실 왕 회장은 과거 순펑에게 기업공개(IPO)는 없다는 입장이었다. 일단 상장하면 기업이 돈버는 기계로 전락하고 매일 주가 변동에 예민하게 반응해 경영에 악영향을 줄 것이라는 게 왕 회장의 생각이다. 외부 자금조달에도 부정적이었다.
하지만 2013년 외부 투자를 유치했고 지난해는 A주의 문을 두드렸다. 이는 중국 택배업계 고속성장의 '황금 10년'이 막을 내리고 경쟁이 치열해지는 등 시장환경이 급변해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는 게 시장의 분석이다. 시장 구조조정의 과정에서 승기를 잡고 생존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목표가 됐고 이에 자신의 주장을 꺾을 수 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순펑택배는 지난 1993년 홍콩 거리의 작은 점포에서 6명의 직원으로 시작했다. 그리고 25년이 지난 지금, 세계 50개 국가 및 지역에 1만3000여 곳의 직영점을 거느린 중국 1등 택배업체로성장했다. 지난해 상장과 함께 선전증권거래소 시총 1위 기업에 등극하며 시장의 주목을 받았고 왕웨이는 총 자산 159억 달러로 중화권 부호 7위에 랭크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