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남자 피겨스케이팅의 기대주 차준환(휘문고)이 생애 첫 올림픽 무대에서 처음 엉덩방아를 찧었다. 하지만 오뚝이처럼 다시 일어난 뒤 차분하게 연기를 끝까지 마무리했다. 개인 베스트 기록 달성. 차준환은 전날 자신이 목표했던 “넘어져도 일어나 최선을 다하겠다”는 약속을 지켰다.
차준환은 17일 강릉 아이스 아레나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피겨스케이팅 남자 싱글 프리스케이팅에서 기술점수(TES) 84.94점에 예술점수(PCS) 81.22점, 감점 1점을 합쳐 165.16점을 얻었다.
이 기록은 차준환이 지난해 10월 국제빙상경기연맹(ISU) GP 스케이트 캐나다 인터내셔널에서 기록한 141.86점을 넘는 시즌 베스트 기록이고, 지난 2016년 ISU JGP 요코하마에서 받은 160.13점을 넘은 개인 최고점이다.
이날 2그룹 5번째로 연기에 나선 차준환은 ‘일포스티노’의 선율에 맞춰 연기를 펼쳤다. 첫 과제인 트리플 러츠-트리플 토루프 콤비네이션을 깔끔하게 성공시킨 차준환은 이번 대회 처음으로 시도한 쿼드러플 살코에서 넘어져 아쉬움을 남겼다. 하지만 벌떡 일어나 곧바로 연기에 집중한 차준환은 남은 점프와 스텝 등 연기를 실수 없이 깔끔하게 마무리하며 올림픽 데뷔전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이어 차준환은 “실수가 없었으면 물론 좋았겠지만, 이번 시즌을 통해서 스스로 배운 점이 굉장히 많았다고 생각한다”고 돌아보며 “점프와 기술을 보완하고 더 열심히 노력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차준환은 이제 올림픽 첫 무대를 밟은 기대주다. 꾸준히 성장세를 타고 있어 4년 뒤 2022 베이징동계올림픽에서는 더 큰 기대를 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갖췄다. 이번 평창올림픽에서도 그 잠재력을 마음껏 뽐냈다.
차준환은 “(베이징올림픽이 열리는) 4년 뒤는 아직 멀었다. 금방 다가올 수도 있지만…”이라고 웃으면서 “이번 올림픽이 끝났으니까 잘 추슬러서 준비하겠다. 이번 올림픽 때 솔직히 부족한 점이 많았지만, 열심히 더 노력하겠다”고 4년 뒤를 기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