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은 10일 평창 동계올림픽 북한 고위급 대표단인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과 김여정 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 일행을 청와대에서 접견했다.
첫번째 차에서 검정 코트 차림의 김영남 상임위원장이 내리자 임종석 비서실장이 반갑게 맞이했다.
뒤이어 도착한 두번째 차량에서 역시 검정 코트를 입은 김 제1부부장이 내렸을 때도 역시 임 실장이 맞이하며 인사를 건넸다. 최휘·리선권 위원장도 함께 도착했다.
임 실장 양쪽에 김 상임위원장과 김 제1부부장이 나란히 서서 본관 안으로 들어섰고, 현관 안쪽에서 기다리고 서 있던 문 대통령은 밝은 표정으로 두 사람을 맞이했다.
문 대통령이 "추운 날씨에 밤 늦게까지 고생 많으셨다"고 인사를 건네자 김 제1부부장은 "대통령께서 마음을 많이 써주셔서 괜찮았다"고 화답했다.
문 대통령은 두 사람과 각각 기념사진을 찍은 다음, 함께 다시 한번 기념사진을 촬영했다.
그 시간 최 위원장과 리 위원장은 2층 접견실에 먼저 도착해 좌석 배치 등을 살폈다.
잠시 1층에서 대기하던 북측 대표단은 11시 7분에 조명균 통일부 장관의 안내를 받아 접견실로 들어왔다. 검정색 투피스 정장 차림의 김 제1부부장은 전날처럼 어깨를 편 채 꼿꼿한 모습으로 입장했다.
김 제1부부장은 김 상임위원장에게 먼저 자리에 앉을 것을 권했고 북측 대표단 4인이 착석했다.
이들을 수행한 리택건 당 통전부 부부장과 김성혜 통전부 통전책략실 실장은 뒤편에 따로 자리를 잡았다.
조 장관과 서훈 국정원장은 맞은 편에 먼저 앉아 북측 대표단과 이야기를 나눴다.
조 장관이 "의자는 편안하신가"라고 묻자 김 상임위원장은 "네"라고 답하고 "서울과 평창이 기온 차이가 얼마나 되나요"라고 되물었다.
조 장관은 "별로 없다"면서 "평창이 좀 춥고 겨울에는 강릉이 좀 덜 춥다"고 말했다.
김 상임위원장은 "어제는 좀 선선하던데요"라고 말을 받았고 조 장관은 "동해안 쪽이 날씨가 온화하다"고 설명했다.
11시 10분께 문 대통령이 접견실에 입장했다. 문 대통령은 정중하면서도 절제된 모습으로 북측 대표단과 일일이 악수하며 인사말을 건넨 뒤 접견을 시작했다.
접견이 끝난 뒤에는 문 대통령과 대표단은 본관 충무실로 자리를 옮겨 오찬을 함께 한다.
문 대통령과 북한 대표단의 오찬 메뉴는 강원도 대표음식인 황태 요리를 중심으로 한 팔도 대표 한식인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을 대표하는 백김치, 남한을 대표하는 여수 갓김치가 메뉴에 포함됐고, 건배주는 제주의 한라산 소주, 후식은 천안 호두과자와 상주의 곶감이 마련됐다.
청와대 관계자는 "한반도의 팔도 음식이 다 들어갔다"고 설명했다.
특히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여동생인 김 제1부부장이 이 자리에서 문 대통령에게 김 위원장의 친서 등 메시지를 전달할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