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 10일 김여정 일행과 청와대서 오찬 회동…김정은 친서, 남북정상회담 논의할까

2018-02-08 1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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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김여정 등 고위급대표단 "평양에서 서해직항로 통해 낮 1시 30분 인천공항 도착"

9~11일 2박3일 동안 3~4회 만날 가능성

9일 북한의 평창동계올림픽 고위급대표단 단원으로 방남하는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여동생 김여정 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오는 10일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여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을 포함한 북한 고위급 대표단을 접견하고 오찬을 함께한다. 북한 대표단은 9일 열리는 평창 동계올림픽 개막식에도 참석할 예정이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8일 춘추관 브리핑에서 "북한 대표단은 9일 평창 동계올림픽 개막식에 참석한다"며 이 같은 내용의 북한 고위급 대표단의 일정을 공개했다.

북한고위급 대표단은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을 단장으로 김여정 제1부부장, 최휘 국가체육지도위원장,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장 등으로 꾸려졌다. 이들은 사흘 일정으로 9일 전용기를 이용해 오후 1시 30분에 인천국제공항으로 방남한다.
이날 오찬 회동에서 김여정 부부장은 문 대통령에게 김정은 위원장의 친서를 전달할 가능성이 점쳐진다. 

북한고위급대표단은 앞서 9일 오후 문 대통령 주최 사전 리셉션과 평창올림픽 개막식에 참석하게 돼 여기서 먼저 문 대통령과 상견례를 겸한 접촉이 이뤄질 전망이다.

남북 여자아이스하키 단일팀의 첫 경기가 열리는 10일 밤에도 문 대통령과 북한 고위급 대표단이 만날 수 있다.  북한 고위급 대표단의 방남 마지막 날인 11일에도 현송월이 이끄는 북한예술단이 서울 국립극장에서 남한에서의 마지막 공연을 한다는 점에서 문 대통령이 참석할 수도 있다. 김여정 부부장도 만경봉 92호를 타고 방남한 북한 예술단을 직접 환송하면서 관심을 보였다는 점에서 이 공연을 관람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사흘 내내 문 대통령과 북한 고위급 대표단이 접촉할 수 있는 기회가 많은 셈이다.

김여정 부부장은 ‘백두혈통’ 중 처음으로 남측을 방문하는 것으로, 그 상징성과 의미가 매우 크다는 평가가 나온다. 백두혈통은 김일성 국가주석, 김정일 국방위원장, 김정은 위원장으로 이어지는 북한 '김씨 직계 일가'를 뜻한다.

북한의 최고 통치자인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자신의 분신과 다름없는 ‘혈족’을 메신저로 보낸 것으로 해석돼 사실상 간접 남북정상회담이 될 수 있다는 시각까지 나오고 있다. 김 부부장이 김 위원장의 친서를 들고 올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도 나온다.

김 위원장은 문 대통령에게 남북관계 신뢰 구축과 경제협력 복원을 강력하게 요청할 가능성이 높다는 전문가들의 의견이 나온다. 구체적으로는 금강산관광과 개성공단 재개, 5·24조치 해제 등을 타진해올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청와대는 김정은 위원장이 평창동계올림픽은 물론 이를 계기로 한 남북관계 개선 의지를 분명히 밝힌 것으로 보고 향후 남북대화 분위기의 발전에도 중요한 전기가 되리라 판단하는 모습이다.

북한 권력의 실세인 김여정 부부장의 방남은 문 대통령의 남북관계 구상에 힘을 실어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또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장녀인 이방카 백악관 선임고문이 폐막식에 참석하게 되면 문 대통령의 '한반도 운전자론'도 탄력을 받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일각에서는 김여정 부부장의 방남으로 남북관계가 획기적으로 진전되지는 않을 것이라는 '신중론'도 읽힌다.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문 대통령과 북한 대표단의 면담이 성사됐을 때 비핵화 문제가 논의될 수 있는가'라는 물음에 "(이번 만남이) 첫발을 떼는 건데 비핵화 문제는 어떻게 보면 가장 끝에 있는 문제 아닌가"라고 대답했다.

아무리 북한의 실세를 만난다 하더라도 남북문제에서 문 대통령의 최종 목표인 한반도 비핵화를 그 자리에서 거론하는 것은 성급하다는 뜻이다.

청와대는 김여정 부부장을 통해 문 대통령의 친서를 김정은 위원장에게 전달할 가능성에 대해서도 말을 아꼈다. 평창 올림픽 대표단 파견에 대한 답방의 의미로 대북 특사나 고위급 대표단을 북에 파견하는 문제에 대해서도 “면담 결과를 지켜봐야 한다”며 신중한 입장을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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