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은 8일 청와대에서 프랑크-발터 슈타인마이어 독일 대통령과 정상회담에 이어 오찬을 함께하며 양국 관계 발전 방안을 논의하고 한반도·동북아 정세와 관련한 의견을 나눴다.
문 대통령은 슈타인마이어 대통령의 방한을 환영하는 한편, 분단과 대립을 극복하고 평화와 화합을 이룬 독일이 우리의 경제 발전과 민주화 과정에도 많은 도움을 준 중요한 파트너라고 평가했다.
문 대통령은 "북한의 평창동계올림픽 참가 결정으로 남북관계 개선과 평화올림픽 개최에 대한 기대가 큰 상황에서 동서 대립을 극복하고 화해와 통일을 이룩한 독일의 경험이 우리에게 많은 교훈과 영감을 준다"고 말했다.
이에 슈타인마이어 대통령은 문 대통령의 초청에 사의를 표하고 '신동방정책'으로 독일과 유럽 내 데탕트(긴장완화)를 실현한 빌리 브란트 전 독일 총리의 초상화를 선물했다.
문 대통령은 답례로 신경균 작가의 달항아리 백자를 건넸다. 문 대통령은 "남북한이 하나의 그릇이 돼서 세계평화에 기여해야겠다는 뜻도 담았다"고 덧붙였다.
양국 정상은 문 대통령이 지난해 7월 독일을 공식방문한 데 이은 슈타인마이어 대통령의 답방 등 양국 간 정상 교류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는데 의견을 같이했다.
이와 함께 일자리 창출과 성장동력 확충을 위해 4차 산업혁명, 중소기업, 직업교육, 친환경에너지, 원전 해체 등 다양한 분야에서 양국의 실질적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문 대통령은 특히 우리 정부의 주요 경제정책인 소득주도 성장·공정경제·혁신성장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사회적 시장경제를 바탕으로 경제 성장과 최저실업률을 달성한 독일의 경험을 공유하고 싶다는 뜻을 전했다.
양국 정상은 한국과 독일이 한-EU 자유무역협정(FTA)을 토대로 최상의 협력관계를 맺는 동시에 발효 7년 차를 맞는 한-EU FTA가 보호무역주의 우려가 확산하는 상황에서 자유무역과 개방경제의 우월함을 알리는 의미가 크다는 데 공감했다.
문 대통령과 슈타인마이어 대통령은 세계적 기상 이변과 자연재해의 심각성에 우려를 표하면서 기후변화 대응에 필요한 협력을 강화하기로 하고 보호무역주의 배격·개방적 경제환경 조성 등을 위해 다자 무대에서 공조하기로 했다.
문 대통령은 "역대 동계올림픽에서 세 차례 우승한 동계스포츠 강국인 독일이 이번 올림픽에서 좋은 성과를 거두길 기대한다"며 "스포츠·문화 교류와 협력도 더욱 활성화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회담에는 우리 측에서는 강경화 외교부 장관·백운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등이, 독일에서는 슈테판 슈타인라인 대통령실장, 마리아 뵈머 외교부 정무차관 등이 배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