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펀주에 투자" 맥주·바이주 간판기업 모두 거느린 중국 화룬그룹

2018-02-06 1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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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대 판매량 자랑하는 쉐화맥주 보유한 화룬그룹

4000년 名酒 산시펀주에 51.6억위안 투자…2대주주로

맥주시장 성장세 둔화 속 바이주에 투자

중국 간판맥주 브랜드 '쉐화맥주'를 거느린 중국 중앙국유기업인 화룬그룹이 산시펀주에 9000억원 투자해 2대 주주가 됐다. [사진=바이두]


중국 최대 맥주기업이 중국 유명 바이주(白酒) 기업에 대한 투자를 선언했다. 최근 중국 맥주시장 성장세 둔화 속에서 바이주 시장에 눈독을 들이기 시작한 것으로 해석된다.

산시펀주(山西汾酒)는 지난 5일 상하이거래소 공시를 통해 화룬(華潤)그룹과 지분 양도 계약을 체결했다. 계약에 따르면 화룬그룹 산하 자회사인 화창신루이(華創鑫睿)가 산시펀주의 지분 11.45%를 주당 52.04위안씩 총 51억6000만 위안(약 9000억원)에 매입하기로 했다고 매일경제신문 등 중국 현지언론들이 6일 보도했다. 
이로써 화룬그룹은 산시펀주의 2대 주주가 됐다. 산시펀주의 모그룹인 펀주그룹은 여전히 58.52%의 지분율로 최대주주 자리를 유지했다. 

4000년 양조 역사를 자랑하는 산시펀주는 마오타이(茅台)와 중국 최고 바이주 자리를 놓고 경쟁을 벌이는 중국 명주 중 하나다.

산시펀주의 2대 주주가 된 화룬그룹은 국무원 직속 중앙국유기업으로, 맥주·식음료 사업에 종사하고 있다. 특히 화룬의 쉐화(雪花)맥주 브랜드는 2008년부터 10년 연속 전 세계 최대 판매량을 자랑한다. 지난 2016년 판매량 기준으로 중국 맥주시장 점유율 35%로 1위를 차지해 칭다오맥주(23%), AB인베브(22%)를 멀찌감치 따돌렸다.

이번 계약에서 화룬은 향후 5년간 산시펀주 지분을 타인에게 위탁 양도하지 않기로 했다. 산시펀주 역시 향후 5년간 제3자에게 자사주를 양도하지 않기로 했다. 5년간 화룬그룹이 산시펀주의 2대 주주 자리를 유지할 것임을 의미한다.

산시펀주는 "화룬그룹이 글로벌 시각과 인수합병(M&A) 경험이 풍부하다"며 "상호보완적 관계를 유지해 시너지 효과를 냄으로써 산시펀주의 시장 경쟁력 향상과 글로벌 기업 도약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기대감을 표했다. 

화룬그룹이 산시펀주에 투자한 것은 최근 맥주시장이 둔화세를 보이는 것과 관련이 있다.  중국 바이주시장 전문가 쑨옌위안(孫延元)은 "맥주기업이 이윤 수준이 비교적 낮은만큼 바이주 기업에 지분 투자하는 것"이라며 "전체 주류산업에서 맥주가 차지하는 비중도 바이주의 10% 정도로 매우 낮다"고 진단했다. 

반면 바이주 시장은 최근 회복세에 돌입한 상태다. 산시펀주 주가도 2016년 10월초 주당 19위안에서 최근 60위안 대까지 올랐다. 산시펀주는 지난해 주류 사업 매출이 전년 대비 36% 증가하고 순익이 70% 이상 증가할 것으로 예측했다. 이는 목표치를 훌쩍 뛰어넘는 수준이다. 

일각에선 화룬그룹의 바이주 투자가 성공할지에 대해선 전망이 엇갈린다.

중위안(中原)증권 식품 전문 애널리스트 류란(劉冉)은 "든든한 자금력을 가진 화룬그룹의 전략적 투자가 산시펀주의 장기적 발전에 긍정적 역할 할 것"으로 내다보기도 했다. 반면 단순한 소비품으로 여겨지는 맥주와 달리 바이주는 투자상품으로 취급되는만큼 맥주와 바이주 사업을 둘 다 잘하기 힘들다는 회의적인 시각도 있다. 

한편 중대사안을 이유로 지난달 20일부터 거래가 중단된 산시펀주 주식은 이날 재개됐다. 거래가 재개되자마자 주가는 하한폭인 10%까지 뚝 떨어졌다. 이로써 주가는 거래 중단 전인 지난달 19일 65.42위안에서 이날 58.88위안까지 곤두박질쳤다. 하룻새 시가총액은 56억6400만 위안이 증발했다.

산시펀주 주가가 이날 하한가를 친 것은 화룬그룹의 산시펀주 주식 매입가가 거래 중단 이전의 마감가보다 약 20% 낮은 데 따른 것이라고 증권시보는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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