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을 방문한 테레사 메이 영국 총리가 리커창(李克强) 총리에 이어 시진핑(習近平) 주석과 회동하고 중국과 영국 관계 발전의 '황금시대'를 한 단계 더 도약시키자고 한 목소리를 냈다. 하지만 일부 영국과 서양언론이 메이 총리가 중국에 할 말도 제대로 하지 못한 것 아니냐며 압박하자 중국 관영언론이 "중국과의 협력 확대는 대세로 이는 (무엇으로도) 가릴 수 없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의 자매지인 환구시보는 2일 사평을 통해 "이번 메이 총리의 방중이 양국 협력 강화에 있어 아주 성공적"이라며 "유럽지역 국가가 중국과 이성적이고 전면적으로 협력을 확대하는 것이 대세"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앞서 중국을 찾은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에게도 비슷한 지적이 있었지만 마크롱 대통령은 그들에게 실망을 안겼다"며 "이처럼 유럽 국가가 중국과의 전면적 협력을 확대하는 것은 이미 큰 흐름이며 중국에 대한 편견을 없애는 것이야말로 유럽인이 반드시 극복할 과제"라고 강조했다.
영국이 이미 양국 관계의 '황금시대'를 강조하고 있음을 언급하고 "이는 일대일로(육·해상실크로드) 구상 추진을 위한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가입 등의 협력이 영국 자체 이익에 부합하기 때문"이라며 "정부는 국민의 복지에 대한 책임을 져야하는데 언론이 시선끌기에만 급급해 오수로 물을 흐리듯 국가관계를 어지럽혀서는 안된다"고 꼬집었다.
중국 관영 통신사 신화사 등의 보도에 따르면 시 주석과 메이 총리는 1일 베이징 댜오위타이(釣魚台) 국빈관에서 만나 양국간 협력 확대에 뜻을 모았다.
시 주석은 이 자리에서 수교 이래 양국 협력이 풍성한 성과를 거뒀음을 언급하고 지난 2015년 자신이 영국을 방문해 함께 양국 관계의 '황금시대' 개막을 선언했던 사실을 강조했다. 또, "양국이 인류 운명공동체 건설 등 시대적 조류에 순응해 함께 '황금시대' 업그레이드 버전을 만들어 가자"고 제안했다.
금융·원전·투자 등 분야에서의 협력을 강화하고 인공지능(AI)·친환경에너지·디지털경제·공유경제 등 새롭게 떠오르는 산업에서 협력을 모색하자고 말했다. 또, 경제 세계화와 자유무역을 기반으로 하는 일대일로를 함께 추진하자고도 했다.
이에 메이 총리도 2015년 시 주석의 영국 방문으로 양국간 황금시대가 열리게 됐다면서 양국 무역액이 600억 파운드에 육박하고 영국을 찾는 중국인도 늘고 있다고 구체적인 수치로 양국 협력의 성과를 높게 평가했다.
이와 함께 이번 방중을 통해서도 새로운 협력의 성과를 거뒀음을 강조했다. 중국과 영국은 이번 메이 총리 방중을 계기로 일대일로·금융·혁신·농업·과학기술 등 분야에서 총 90억 파운드(약 13조8634억원) 규모의 경제협약을 체결했다. 또, 시 주석 주도로 조성 중인 국가급 개발신구인 슝안신구에 핀테크시티를, 그리고 중국 대표 해양도시인 산둥성 칭다오에 중·영혁신산업단지를 조성하기로 합의했다.
메이 총리는 또 "양국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상임이사국으로 국제 이슈에 있어서도 협력해야 한다"고 밝혔다. 일대일로에도 적극 동참할 뜻을 보였다. 메이 총리는 "일대일로 구상이 전 세계에 막대한 영향을 줬고 앞으로 양국이 함께 노력해 세계 경제발전에 힘을 보태길 바란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