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주가가 50만원 이상인 상장법인은 전날 기준 롯데칠성과 태광산업, LG생활건강을 비롯해 모두 10곳이다. 삼성전자는 여기에서 뺐다.
다른 고가주도 액면분할에 동참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졌다. 정부도 주주친화정책을 강조하고 있다. 증시가 랠리를 이어가고 있다는 점도 액분에 대한 저항감을 줄여준다.
이중호 KB증권 연구원은 “액면분할은 유동성 확대를 가져와 시장에 긍정적”이라며 “이번 액면분할로 더 많은 사람들이 삼성전자 주식에 접근할 수 있게 됐고, 점점 늘고 있는 배당 혜택도 투자자가 골고루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거래소는 거래 활성화 차원에서 '액면분할' 전도사로 나서왔다. 액면분할은 주식 유동성을 확대하는 효과가 있다. 더욱이 황제주로 불리는 고가 종목은 거래소에 의해 액면분할 압박을 직접적으로 받아왔다.
거래소는 지난 2015년부터 고가 주식의 액면분할을 유도했다. 당시 최경수 전 거래소 이사장이 삼성전자와 네이버, 아모레퍼시픽 등 38개사 최고재무책임자(CFO)를 대상으로 간담회를 열고 액면분할의 장점을 강조했다.
이런 영향으로 당시 300만원에 육박한 아모레퍼시픽은 액면가를 낮췄다. 롯데제과도 액면분할에 나섰다. 두 기업은 거래량과 거래대금, 시가총액이 모두 늘었다.
2015년 주가가 300만원에 달한 아모레퍼시픽은 5000원인 액면가를 500원으로 분할했다. 롯데제과도 지난 2016년 유통주식 수를 늘리기 위해 주당 액면가액을 5000원에서 500원으로 분할했다. 증권사 가운데서는 메리츠종금이 과거 액면분할로 주당 가격을 낮췄다.
액면분할을 하는 가장 큰 이유는 주식시장에 유통되는 주식 수를 늘리는 것이다. 주식 가격이 과도하게 높게 형성돼 주식 거래가 부진하거나 신주 발행이 어려운 경우 행해진다.
이종우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액면분할이 기대되는 종목으로 롯데그룹 상장사와 LG생명과학을 꼽았다.
삼성전자의 액면분할 영향이 제한적일 수는 있다.
이종우 센터장은 “주가가 50만원 이하면 액면분할 필요성이 크지 않다”며 “국내 증시에 액면분할을 할 정도로 주가가 높은 회사는 많지 않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