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 칼럼] 프레젠테이션, 성공한 스피치에는 ‘설득’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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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이고운 강사]

곧 개최될 2018 평창 동계올림픽을 앞두고 대한민국은 그 어느 때보다도 흥분에 휩싸여 있는 모습이다.

문득 2013년 국민 모두가 하나가 되어 염원했던, 평창이 동계올림픽 개최지로 확정되던 순간이 떠오른다. 당시 언론은 하나같이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전을 위해 총력을 쏟아 부은 대한민국의 프레젠테이션 전략을 분석했고, 그 가운데 특히 김연아 선수의 프레젠테이션이 많은 세계인의 이목을 끌었다.

블랙 케이프 재킷과 원피스의 올 블랙 의상으로 등장해 약 3분 동안 펼친 그녀의 스피치가 평소 아이스링크 위에서 펼치던 매끄러운 연기와도 닮아있었다. IOC 위원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그녀의 스피치 비결은 무엇이었을까?

첫째, 매끄러운 영어 구사 능력이 매력으로 작용했다. 국민요정으로 수식되는 김연아씨의 매끄러운 영어 연설은 2018 동계 올림픽 유치전에서 굉장한 화제가 될 수밖에 없었다.

올림픽 유치에 있어 글로벌의 중심 언어인 영어를 사용한 것은 더욱 강력한 무기로 작용했다.

스피치를 실행하는 사람은 나 자신이지만 나 스스로를 주인공으로 생각하는 것은 큰 잘못이다. 스피치의 목적은 스피치 자체를 실행하는 데 있는 것이 아니고, 듣는 사람들로부터 의도한 효과를 거두는 데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따라서 청중이 이해하기 쉽고, 즉각적인 반응을 보일 수 있는 맞춤형 언어를 선택하는 것은 대단히 큰 사안이 된다. 아마 김연아씨의 영어 실력이 조금 더 서툴렀더라도 모국어를 사용하는 것보다는 영어로써 당당하게 나서는 편이 훨씬 더 큰 효과를 냈을 것이다.

둘째, 호감 가는 목소리와 비언어 연출이 돋보였다. 아무리 유명한 김연아 선수라고 할지라도 또한 그녀의 스피치 내용이 아무리 좋은 문구들이었다고 할지라도 그것을 전달하는 방법이 세련되지 못하다면 결코 청중의 감동을 이끌어낼 수 없다.

그녀가 프레젠테이션을 실행한 방법은 미리 완성된 대본에 기초한 방식이었다. 원고가 구성된 뒤에는 한국에서부터 더반 현지 숙소에서까지 엄청난 양의 리허설 과정을 거쳤다고 한다. 당연히 그 얼마나 많은 시간과 노력이 요구 됐을 지가 예상이 된다. 시종일관 여유 있었던 목소리 톤은 전혀 흔들림이 없었고, 미소 머금은 매력적인 표정이 발표장 분위기를 장악했다.

원고에 기초한 스피치를 실행하면서 유의해야 할 점은 어색한 낭독조가 나오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그야말로 책 읽듯 말하지 않고서 대화하듯 자연스러워야 한다는 것. 그리고 청중의 반응과 상황의 변화에 적절히 대응하며 호흡과 템포를 자연스럽게 이어가야 한다.

미리 세세한 표현들까지도 마련해두었기 때문에 준비과정에서는 효과적인 제스처와 몸동작까지도 하나하나 계산이 가능하다. 김연아 선수 역시 마찬가지로 내용에 어울리는 제스처와 자연스러운 표정을 구사하여 실전에서는 더욱 정확하게 내용을 연출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사진=버터플라이]

셋째, 이야기가 담긴 내용이 감동을 불러 일으켰다. “10년 전 평창이 겨울 스포츠 게임들을 개최하려는 꿈을 꾸기 시작할 때 저는 서울에 있는 아이스링크에서 올림픽의 꿈을 시작하는 한 어린 아이였습니다.”, “지금 저의 꿈은 제가 가졌던 그 기회들을 새로운 지역에서 다른 종목 운동선수들과 공유하는 것입니다.” 와 같이 자신만의 이야기를 대의적인 메시지 속에 잘 녹여내어 인상적인 프레젠테이션 흐름을 구성했다.

단순히 ‘우리에게 기회를 달라’는 메시지가 아니라, 자신의 도전과 꿈을 이야기 하며 설득력 있게 다가섰기 때문에 청중의 가슴을 두드리는 기제로 작용했다.

고대 그리스 철학자 아리스토텔레스는 설득을 위한 요소로써 로고스(Logos), 페이토스(Pathos), 에토스(Ethos)를 말했다. 로고스는 이성을, 페이토스는 감성을, 에토스는 인성을 의미한다. 김연아 선수는 이성적인 메시지를 전달하면서도 중간 중간 감성을 자극하는 이야기를 사용했고, 자신만이 가진 열정적인 매력으로 프레젠테이션을 성공적으로 완성했다.

자신이 실행해야 할 스피치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청중을 설득하는 무기가 필요하다. 무작정 발표의 대가 스티브 잡스를 따라하는 것이 결코 스피치의 좋은 왕도가 될 수 없다. 그것보다 더욱 중요한 일은 바로 설득을 위한 통찰력을 기르는 과정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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